불에 달구고,망치로 두들기고,굽히고,휘고,용접하고...

조각가 민균홍은 철과 알루미늄 신주등 금속을 마치 대장장이처럼 자유자재로 다룬다.

그의 손을 거친 금속들은 뎃생이나 붓으로 그려진 작품처럼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그의 금속작품은 때론 풍경화를 보는 것 처럼 자연의 율동과 속삭임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연의 강한 생명력과 우주의 신비로운 조화를 딱딱한 금속을 통해 부드럽고 편안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초기의 작품이 부분 부분을 용접해 커다란 덩어리의 볼륨감있는 조형물이었다면 최근의 작품은 마치 오염되지 않은 시골의 맑은 공기처럼 시원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최근작 "하모니"는 알루미늄을 사각형으로 잘게 절단한후 작은 사각의 면들을 오밀조밀하게 조합시켜 거대한 볼륨으로 용접,우주의 신비로운 조화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리듬III"는 긴막대형태의 알루미늄 수백개를 이어붙인 작품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갤러리현대의 박규형아트디렉터는 "민균홍은 작업에만 열중하는 작가다.

파리에서도 한국에서도 조용하고 아름다운 산천에 묻혀 자연과 대화하며 작업에 전념한다.

그래서인지 그의 작품에서는 무언가 자연을 느끼게 한다"고 평했다.

민씨의 귀국 첫 전시회가 18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열리고 있다.

오는 3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 출품작은 모두 30여점.

파리유학시절 만든 작품들도 일부 섞여있다.

민씨는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한후 14년간 파리에서 작업에 전념하다 지난 98년 귀국했다.

(02)734-6111~3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