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개봉하는 "백치들"( The Idiots )은 정상적인 젊은이들이 바보짓을 하며 다니는 행위를 그린 덴마크 영화다.

백치로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전원주택에 함께 살며 침을 질질흘리고 아무데서나 볼 일을 보고 정원에서 벌거벗고 뜀박질을 한다.

그야말로 하고싶은 본능대로 행동한다.

이들은 심지어 집단성교까지 서슴지 않는다.

정상인이 백치행동을 하는 이유는 "심심풀이용"일 수도 있다.

인간에겐 본능대로 행동하고 싶은 잠재의식이 존재한다.

삶이 무의미할 경우엔 특히 그런 욕구가 강해지게 마련이다.

각본과 촬영 감독을 맡은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의 "비정상적인 행위"를 그리고 있다.

백치행위를 자신의 내면에 있는 위선 거짓을 털어버리는 도구로 삼았다.

그러면서 바보짓을 통해 인간의 행동과 일상을 지배하는 사회의 규범과 관습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족이란 울타리도 백치앞에선 비정하고 위선으로 가득찬 "높은 벽"이란 점을 고발하고 있다.

영화는 백치처럼 행동하는 등장인물들의 생활을 다큐멘터리처럼 정밀하게 그리고 있다.

아무런 영화기법을 동원하지 않고 배우들의 연기를 자연스럽게 담은 도그마 형식을 취했다.

배우들이 성기를 노출시키고 집단 섹스파티를 실제로 연기해 지난 98년 칸느영화제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포르노 계열의 영화는 아니다.

국내 영화관에서는 음란한 장면을 없앤 상태로 개봉된다.

이성구 기자 sklee@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