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라"라는 명제를 통해 동양의 정신적 세계를 예술로 승화시켜온 전성우씨가 40년의 그림인생을 정리하는 개인전을 갖는다.

15일부터 6월4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오는 15일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여는 인사아트센터 개관기념전을 겸한 이번 전시회는 전씨가 40년동안 추구해온 "만다라"세계를 반추해볼수 있는 자리다.

출품작은 90년이후 몰입해온 "청화만다라"시리즈로 평면회화 30여점,부조 15점,오브제 7점등 모두 50여점이 나온다.

"만다라"는 불교에서 깨달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위해 그린 그림.

전씨가 이런 작품을 줄곧 추구해온 것은 그의 지향점이 외적세계가 아닌 내면의 본질적 세계라는 것을 암시한다.

전씨가 "만다라"를 명제로 택하게 된 것은 만다라 연구로 유명한 미국 밀즈대학에서의 유학생활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집안환경이 만다라와 더욱 친숙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유명화가들의 진귀한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의 설립자가 바로 그의 부친인 간송 전영필선생이다.

그러니까 어려서부터 한국의 각종 고미술품,역사문화재들과 자연스럽게 교감을 가져오며 만다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볼수 있다.

최근 10여년간 작가의 새로운 주제인 "청화 만다라"의 발상 또한 그의 신변에 늘 가까이 있는 조선시대의 일품 청화백자의 청화무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청화만다라"연작은 남청색안료의 무늬와 그림이 백자의 흰바탕에 청아하게 조화를 이루는 청화백자의 아름다움과 그 역사적 전통미를 현대회화로 승화시킨 것이라 할수 있다.

청화백자의 조형처럼 흰색바탕의 대형 캔버스위에 청화이미지의 유동적인 푸른색상들은 그의 작품을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흰구름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과 같은 형상이나 역사유물의 형태와 같은 신비한 청화빛 형상들은 작가의 구체적 상념들을 보여주고 있다.

미술평론가 이경성씨는 "화려하면서도 가라앉고,평면적이면서도 깊이가 있고,복잡하면서도 가장 단순한 전성우의 표현양식 속에는 사물이나 현상의 본질적인 원형으로 접근하려는 조형의지가 엿보인다"고 평했다.

전씨는 서울대미대 재학중인 1953년 도미,샌프란시스코 아트인스티튜트와 밀즈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오하이오 주립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2년간의 미국유학생활을 마치고 65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만다라작품으로 개인전을 치루며 국내화단에 정식화가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그후 각종 국제전과 단체전에 출품하는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다.

서울대교수 국전심사위원등을 지냈으며 보성고등학교장도 역임했다.

이번에 개관하는 인사아트센터는 순수미술작품과 공예품 디자인 아트상품들을 직접 감상하고 구입할수 있는 인사동 최대의 복합문화공간이다.

(02)734-1333~4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