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메트)에서 16년째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프라노 홍혜경(43).

그는 어떤 무대,어떤 오페라에서도 빛을 발하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지난 97년 메트에 올려진 푸치니의 "투란도트"에서 루치아노 파바로티와 제인 이글랜은 혹평을 받아야 했지만 "리우"역을 맡은 그는 "유일하게 공연을 살린 가수"란 찬사를 받았다.

지난 2월 워싱턴에서 선보인 헨델의 "줄리어스 시저"에서도 그랬다.

워싱턴포스트지는 워싱턴 오페라단의 새 작품이 기대에 못미쳤다고 깎아내렸으나 클레오파트라로 열연한 홍혜경만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보여주었다고 호평했다.

이처럼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소리와 연기가 메트에서 롱런하고 있는 비결이 아닐까.

그가 오는 13일(오후 7시),15일(오후 8시) LG아트센터 상남홀에서 국내 팬들을 맞는다.

세계적인 메조소프라노이자 홍혜경의 단짝인 제니퍼 라모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둘은 오페라에서 호흡을 맞추고 듀오음반을 내기도 했지만 듀오콘서트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

세계적으로도 흔히 시도되지 않는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의 듀오콘서트가 어떤 빛깔의 소리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더한다.

라모에게는 아시아 데뷔무대이며 홍혜경에게는 지난해 공연을 하루 앞두고 취소했던 "마음의 빚"을 풀 수 있는 기회여서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홍혜경과 라모는 현재 "줄리어스 시저"에서도 각각 클레오파트라와 시저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오는 6일 공연을 끝으로 오페라 시저의 막을 내리고 내한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 뉴욕에서 벨칸토 아리아를 이중창으로 엮은 "Bellezza Vocale"(텔덱)을 녹음해 내놓았다.

최근에는 오페라 "캐플릿가와 몬테규가"(텔덱)를 녹음하기도 했다.

홍혜경의"진지하고 사려깊은 목소리,깊은 표현력과 다이내믹한 변조"(뉴욕타임즈)와 라모의 우수어린 테크닉과 넘치는 파워가 만나 걸작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들리브 "라크메"중 "가자,말리카여",로시니 "탄크레디"중 "피에로 인콘트롤",오펜바흐 "호프만의 이야기"중 "사랑의 밤",벨리니 "노르마"중 "보라,노르마여"등을 함께 부른다.

홍혜경은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중 "그리운 시절은 가고",레하르 "주디타"중 "나의 입술에 뜨거운 키스를"등을 노래할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의 반주는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이 맡는다.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평가받는 부천필이 세계 최고의 소프라노와 함께 협연하는 자리여서 의의는 더욱 크다 할 수 있다.

홍혜경과 제니퍼 라모.오페라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은 화음의 향연이 어떤 감동으로 다가올지 기대해본다.

(02)2005-1422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