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땅에서의 삶의 흔적들을 예술작품에 담아온 조각가 고경숙씨가 5월2일까지 서울 종로구 공평동 공평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1966년 대학졸업후 30년이 넘는 작품활동을 정리하는 자리로 한국의 정서와 불교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조각작품 19점이 출품됐다.

대리석 브론즈 스테인리스 스틸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됐다.

고씨의 작품은 대부분 동양적 철리와 한국인의 정서를 매개체로 하고 있다.

특히 불교적 요소와 소재들을 예술로 승화시키려는 작가의 정성과 노력은 매우 두드러진다.

"한국의 얼"시리즈작품들은 사찰의 대웅전에 쓰이는 배흘림기둥(중간부분이 불룩하게 나온 기둥)이나 공포(처마끝 기와)에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재해석해 낸 것들이다.

흑과 백의 단조로운 색의 대비나 수직과 수평의 만남에서 독특한 한국적 미를 흠뻑 느끼게 한다.

세상의 온갖것에 마음을 빼앗기는 현대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마음자리"는 마음이 청정하면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연"은 사람들의 만남이나 우주만물의 인연을 작품으로 승화했다.

"솟대""회귀선""깨달은이"등에도 불교적이고 한국적 정서가 그대로 담겨 있다.

"자연의 섭리에 의한"이란 작품은 한국의 자연스럽고도 나즈막한 산을 노래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장준석씨는 "고경숙씨는 예술적 삶과 진리에 대해 진지한 시간들을 갖고자하는 의식이 풍부한 작가"라며 "이번 전시작품에는 우리들의 삶을 그대로 투영시켜 보려는 작가의 고뇌가 스며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홍익대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4차례의 국전 입선,중앙미술대전 특선등 수상경력이 화려하다.

이번이 2번째 개인전이지만 40여회가 넘는 초대전과 70여회의 단체전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홍익조각회장,한국조각가협회부회장,홍익대총동문회 부회장등을 맡고 있다.

(02)733-9512~4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