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순 여배우 김혜영(26)씨.

지난 22일부터 시작한 SBS의 창사기획특집 "덕이"(토.일 오후8시55분)를 통해 연기자로서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지난해에 공연한 악극 "아리랑"이나 고정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는 KBS1의 "남북의 창"에서와 달리 사뭇 긴장해있는 모습이다.

그는 "가장 어렵다는 표정연기로 전하는 벙어리역이 저의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매일 2시간씩의 연습으로 교정한 서울말투를 보여 줄 수 없는 게 아쉬운 눈치다.

주인공 귀덕의 생모이자 빨치산대원으로 출연하는 김씨는 드라마에서 스스로 혀를 잘라 벙어리가 된 남현숙 역.

국군에 생포된 후 남편인 빨치산 대장 이상혁(김주승)의 소재를 불지 않기위해 혀를 깨문 것.

그는 덕이의 출생비밀을 보여주는 첫날 방영분 촬영을 위해 지난 겨울 숱한 고생을 했다.

"북한날씨에 비하면 별것 아니었지만 이제 "한국사람"다 됐는지 너무 추웠어요"

빙판위에서 쓰러지는 씬을 찍느라 무릎이 퍼렇게 멍이 들기까지 했다.

그는 "육체적인 피로보다 북에서도 해보지 못한 애낳는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부담감때문에 "산부인과"를 비롯 출산장면이 있는 영화만 5편가량을 섭렵했다.

촬영후 감독으로부터 "애 서넛 낳은 유부녀 못지 않다"는 칭찬아닌 칭찬을 들었다.

덕분에 1회에서 국군토벌대의 총에 맞아 죽게 돼있던 설정이 바뀌어 그는 심마니 노파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해 딸과 상봉하게 된다.

김씨는 1회 이후 10회부터 본격적으로 출연한다.

사람들과 격없이 만나 농담하고 얘기를 나누는 서민적인 배우가 꿈이라는 김혜영.

그는 "영화 "쉬리"의 여주인공처럼 시청자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연기자가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