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재료를 사용해 동양적 맛을 내고 있는 정현숙씨가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제2회 청작미술상 수상기념전을 겸한 이번 전시회에는 자연과 인생의 심상적 풍경들을 물감의 번짐을 통해 표출한 10~1백호짜리 작품 20여점이 내걸렸다.

수년간 미국의 펜실바니아에서 작가수업을 받은 정씨의 그림은 서양재료가 사용되지만 동양회화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그는 화폭에서 어떤 형상을 특별히 구하지 않는다.

어떠한 이미지를 재현한 흔적이나 주제에 관한 어떤 내용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색채와 형태,작은 선들로 화면을 구성할 뿐이다.

그는 화폭위에 물감을 떨어뜨려 그것이 자연스럽게 번지도록 한다.

한마디로 물감 가는대로 내맡기는 기법을 쓰고 있다.

물감이 화면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스스로 화면을 빚어내는 작품과정은 "그림은 그 자체의 삶을 가지고 있다"는 잭슨 폴록의 말을 실감나게 한다.

그렇지만 번짐의 흔적들은 그 자체만으로 화면을 구성하지 않는다.

캔버스에 생성된 이미지는 다른 시각적 형태들과 조화를 이룬다.

다시말해 조형성을 고려한 또다른 형태의 그림이 들어서는 것이다.

이들 그림은 대부분 기하학적인 형태를 취한다.

색상도 붉은 색과 코발트블루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미술평론가 김종근(홍익대 겸임교수)씨는 "작가의 내맡긴 이미지의 흔적들에서 동양적 분위기가 풍기는 신기한 추상적 풍경화의 한 모습을 보는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화여대서양화과와 펜실벤니아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대진대 미술학부교수로 재직중이다.

이번이 7번째 개인전.

지금까지 50회가 넘는 단체전을 갖는등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이고 있다.

(02)549-3112

< 윤기설 기자 upyks@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