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중음악계의 히어로 두 사람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잇달아 오른다.

대중적인 스타일로 퓨전재즈의 명맥을 잇고 있는 밥 제임스와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일본의 사카모토 류이치의 무대가 그것.

두 사람은 각각 재즈와 전자음악에서 출발해 클래식까지 영역을 넓힌 아티스트들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음악적 크리에이티브(creative)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 같다.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는 마일즈 데이비스가 다진 퓨전재즈 양식을 대중화한 인물.

팝음악을 재즈형식에 녹여내 그래미상을 3차례나 받았다.

그는 기존 재즈 뮤지션들과는 달리 환상적인 테크닉,현란한 연주,전위적인 작곡성향에는 큰 관심이 없다.

간결하면서도 포근하고 부드러운 음악으로 음악팬들의 감성에 호소하는 곡을 주로 작곡해왔다.

지난 86년 데이비드 샌본과 함께 만든 "Double vision",기타리스트 얼 크루와 작업한 "Cool"(92년)등이 대표적 앨범.

클래식에도 심취해 지난 84년 클래식음반 "Rameau"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음악을 다른 문화권의 뮤지션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번 내한공연에 한국출신의 기타리스트 잭 리를 대동하고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잭 리는 사물놀이패와 즉흥적으로 협연한 재즈기타 연주집 "풍운",브라질 기타리스트와 함께 작업한 "목련꽃"등의 앨범을 냈었다.

동양적 정서를 재즈에 담아내는 뮤지션이라 볼 수 있다.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사카모토 류이치가 세계 음악계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 87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만들면서부터이다.

이 작품으로 그는 88년 아카데미상,골든글로브상,그래미상을 차례로 휩쓸었다.

91년에도 베르톨리치가 감독한 "마지막 사랑(The Sheltering Sky)"으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폭풍의 언덕""리틀 붓다""철도원"등의 영화음악을 작곡했다.

지난해에는 오페라 "라이프"를 작곡해 무대에 올려 넘치는 끼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사카모토는 기존 음악의 한계를 거부하고 다양한 문화와 장르간의 벽허물기,해체와 새로운 결합 등을 통해 음악작업을 해오고 있다.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가장 전위적인 작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음악인이다.

이번 내한공연은 그의 첫 피아노 솔로앨범 "BTTB(Back to the Basic)"의 발표에 즈음해 마련됐다.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타이틀에 맞게 자신의 음악세계를 피아노라는 하나의 악기로 보여주는 콘서트여서 흥미를 끈다.

오는 28일 오후8시.

(02)599-5743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