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TV드라마 MBC의 "전원일기"가 방송드라마로는 처음으로 금강산 현지촬영길에 오른다.

제작진은 오는 27일 최불암 김혜자 김수미 고두심 박순천 등 30여명의 스테프들과 함께 3박4일간의 일정으로 금강산촬영에 들어간다.

MBC는 이번 촬영분을 다음달 7일 어버이날 특집으로 마련한 제959화 "금강산"편에 방영할 예정이다.

금강산의 모습이 뉴스나 교양프로그램을 통해서 방영된 적은 있으나 드라마 촬영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20년동안 변함없이 안방극장을 지켜온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이라는 데 남다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출을 맡은 권이상 PD는 "관광목적으로만 개방된 지역이라 현지 촬영추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현대아산측의 협조로 성사됐다"며 "아직 어느 정도까지의 촬영이 허용될지는 확실히 통보받은 게 없어 일단 금강산 관광 스케치 수준으로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가을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어머니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금강산"편을 준비해왔다.

어버이날 특집으로 방영되는 "금강산"편의 내용은 세 아들(김용건,유인촌,임호)이 어버이날 선물로 마련한 금강산 관광을 가게 된 김회장 내외와 두 며느리가 건강악화로 함께 가지 못한 할머니(정애란)의 작은 소원을 이루어 드린다는 내용이다.

제작진은 당초 할머니에게 금강산의 흙이나 돌멩이를 선물로 드릴 계획이었으나 규정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다른 소재를 찾고 있다.

권 PD는 "드라마 사상 첫 북한 현지촬영이라는 상징적 의미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불필요한 마찰이 없도록 전체 분량 가운데 10여분 가량 차지하는 금강산관광 부분을 정해진 규정안에서 촬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형호 기자 chsan@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