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 국립극장장 >

완판창극은 판소리를 원본 그대로 살려 극화한 것을 말한다.

공연 시간만 장장 4-5시간이 걸리는 대작이다.

첫 작품인 98년의 "춘향전"에 이어 "심청전"(99년)도 전회 매진되는 인기를 얻었다.

올해 국립극장이 마련하는 완판창극 3번째 무대는 "수궁가".

특히 지난해말 국립극장 살림을 맡은 김명곤 극장장이 연출을 담당해 눈길을 끈다.

"극장장에 임명되기 전 수궁가 기획단계에서 국립창극단이 연출을 맡아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해와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춘향전의 대본,심청전의 대본과 연출을 소화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수궁가도 맛깔스럽게 만들어보렵니다"

사실 김 극장장은 판소리 수궁가 전문가라 할 수 있다.

스승으로 모셨던 명창 미산 박초월 선생이 수궁가를 가장 잘 부른 무형문화재였기 때문.

김 극장장은 그래서 "다른 판소리에 비해 개인적으로 수궁가에 익숙한 편"이라고 말한다.

수궁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금수강산"이란 창극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수궁가는 판소리 다섯마당중 가장 해학적이고 활기넘치는 작품.

김 극장장은 "작품에 등장하는 짐승 새 물고기들의 캐릭터를 재미있고 아기자기하게 살리고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힘이 넘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그는 또 의인화된 동물들의 동작표현에 중점을 두고 한국적인 몸짓표현을 담아낼 생각이라고 덧붙인다.

실제로 그는 판소리 명창들의 몸짓을 창극속에서 적절하게 살린"창극적 발림"개념을 정착시킨 연출가로 유명하다.

김극장장은 "수궁가 공연에 이런 기법을 많이 활용하겠다"고 귀띔한다.

그는 아직 창극이 정밀하게 튜닝된 극형식이 아니고 연출의 세련미도 떨어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좀 더 지켜봐달라고 당부한다.

그는 "창극이 일제시대 때부터 생겨난 우리 고유의 노래극이지만 완판창극이 선보인지 3년밖에 안돼 아직 무대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무대디자인을 맡은 박동우씨를 영입해 무대연출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면서 자신감을 내비친다.

완판창극 수궁가는 80년대 9년간 국립극장장을 맡았던 고 허규 선생의 대본을 바탕으로 제작한다.

산중과 수중을 오가는 총 2막11장 작품.

명창 안숙선이 작창과 토끼역을,유수정 김금미가 역시 토끼역,조통달 왕기석 왕기철이 별주부역을 맡는다.

다음달 6-14일 국립극장 대극장.

(02)2274-3507

< 장규호 기자 seinit@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