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의 뮤지컬 축제,국내 뮤지컬 스타 총출동,초호화 레퍼토리...

지난 17~2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던 뮤지컬 하이라이트 빅쇼 "아이 러브 뮤지컬"은 시작전부터 그 화려함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공연 마지막날인 21일 오후 4시 공연만큼은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달랐다.

프로그램에는 애초 보도자료에 나와있던 레퍼토리중 다섯곡 이상이 사라졌다.

그나마 축소된 순서에서도 일언반구없이 건너뛰는 난이 속출했다.

남경주.경읍 형제의 주옥같은 하모니는 온데간데 없었다.

허준호의 터프한 갬블러송도 증발했다.

재치만점의 김민수가 이끄는 씽어롱 코너역시 말없이 생략됐다.

당초 기획안을 무대에 올려놓고 보니 시간이 너무 길어져 개막전 프로그램을 축소한 것이다.

21일 모 출연자는 공연 강행군으로 기진맥진한데다 방송까지 겹쳐 나오지 못했다.

주최측은 3시로 잡혀있던 뮤지컬 대상 시상식을 저녁공연 이후로 급히 옮기면서 시간관계상 일부 곡을 잘라냈다고 설명했다.

상을 받지 못한 사람이 섭섭한 마음으로 공연을 하는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시상식 시간을 바꿨다는 이야기이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들에 불구하고 당초 선전과 달리 파행공연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주최측은 이전 관객들보다 "손해"를 본 그날 3천8백여 관객들을 위해 "사정에 따라 일부 프로그램이 변경됐다"는 안내방송이라도 해주어야 하지않았을까.

보기드문 빅 이벤트를 폄하하고 싶진 않다.

그날 공연이 "옥의 티"였다 해도 총 10회중 운도없이 그 공연을 골라봤던 관객에 대한 주최측의 무성의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 같다.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