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한국 미술계엔 낭보가 날아들었다.

처음으로 한국관을 열었던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전수천이 특별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었다.

이어 1997년 강익중,1999년 이불까지 연달아 3회연속 수상작가를 배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베니스 비엔날레외에도 싱가포르 비엔날레,카셀 도큐멘타,리용 비엔날레같은 각종 국제전에서 한국작가들의 행보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제 1.2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새천년의 항로:주요 국제전 출품작가들,1990-99"전에서는 1990년대 주요 국제전에서 주목받은 작가 21명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1전시실은 순수 회화나 회화성 설치작품들로 꾸몄다.

참가작가는 강익중 곽훈 김인겸 김춘수 노상균 윤형근 이형우 임충섭 전수천 조성묵 하종현.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강익중의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인 "오페라를 부르는 부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강씨 특유의 3인치x3인치 정사각형 나무패널을 이용한 작품.

부처형상을 새겨넣고 파스텔톤의 색채로 마무리한 나무판을 정방형 모형에 규칙적으로 붙여나가 마치 보석 모자이크같은 느낌을 준다.

나무로 짜여진 전수천의 "명상의 공간"도 흥미롭다.

사방벽면 가득 양각으로 돋우어낸 작은 글자들이 숙연함을 더한다.

2전시실은 영상등 첨단기술을 이용한 설치미술 공간으로 김영원 김영진 문 주 백남준 신현중 육근병 조덕현 최정화 홍명섭이 참가했다.

프로젝터를 이용해 벽면에 물방울의 이합집산을 투사하는 김영진의 "액체"나 백남준의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등이 전시됐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전시실에서 "작가와의 대화"도 마련된다.

강승완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국제전 출품작품과 신작을 통해 새천년을 맞은 한국 미술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앞으로의 행로를 모색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4월22일까지.

(02)2188-6038

< 김혜수 기자 dearsoo@k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