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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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열풍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되는 자금이 급격히 늘고 있다. AI 활용뿐 아니라 투자에도 관심이 많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투자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TF닷컴이 추종하는 AI 관련 10개 ETF 상품이 올해 들어 모두 순유입을 기록했다. 유입 자금이 많아지면서 AI 관련 ETF는 2030년에 현재보다 세 배 이상 커진 35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챗GPT 열풍 올라 탄 2030…'AI ETF'에 베팅

글로벌 엑스, 올해만 4억달러 들어와

AI ETF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인 글로벌엑스(X)의 로보틱스&인공지능 ETF(BOTZ)는 22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올해 순유입 자금만 4억5000만달러에 이른다. 이 펀드는 2016년부터 운용되고 있으며 엔비디아 비중이 12%로 가장 크다. 올해 들어서만 37%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테하스 데사이 글로벌X 애널리스트는 “MZ세대가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그들(MZ세대)은 다른 광범위한 투자자들에 비해 이런 아이디어에 더 잘 공감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라운드힐 인베스트먼트는 생성형 AI에 집중하는 ETF인 챗(CHAT)을 지난달 18일 선보였다. 이 ETF가 운용하는 자금은 100만달러 미만에서 출시 2주 만에 3500만달러로 급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달 1일에만 1300만달러가 순유입됐다.

액티브 ETF인 CHAT의 운용보수는 연 0.75%다. 최근 AI 순풍에 수혜를 입은 엔비디아와 AMD, 알파벳, 바이두, 마이크로소프트(MS), C3 ai 등 29개 종목이 편입돼 있다.

미국 리서치업체 베타파이의 도드 로젠블루스 연구책임자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기술 회사들이 AI 개발에 참여하면서 AI ETF도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됐다”며 “최근 회사에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9%가 AI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AI 투자 버블 아냐”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AI 관련 ETF 규모가 2030년에 현재보다 세 배 이상 커진 350억달러(약 4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I 관련주를 추종하는 ETF 수도 현재 56개에서 15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도 AI로 촉발된 ‘빅테크 붐’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AI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있던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폭발적인 수익으로 기대에 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걸 교수는 또한 AI 관련주가 은행 위기에 침체돼 있던 뉴욕증시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는 “S&P500지수의 상승세는 상위 8~9개 기업이 주도했고 나머지 490개는 모두 보합이거나 하락세였다”며 “나스닥시장은 지난해 부진했지만 AI가 올해 빅테크 기업들을 끌어올리며 반등했다”고 말했다.

신정은/노유정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