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또 미국 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를 규정 위반으로 제소했다.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5% 가까이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SEC가 바이낸스와 자오 CEO를 증권 관련 법률 위반을 이유로 워싱턴DC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바이낸스 제소 하루 만인 6일 코인베이스에 대해 뉴욕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SEC가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 대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객 자산을 별도의 암호화폐 업체에 몰래 송금한 뒤 바이낸스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바이낸스의 암호화폐 거래량이 실제보다 훨씬 많아 보이는 효과를 냈다는 것이다.

바이낸스는 미국인 암호화폐 투자자의 해외 거래소 직접 투자가 금지된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에게 당국의 감시를 피해 해외 거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SEC는 바이낸스와 자오 CEO에게 13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뉴욕연방법원에 제출한 코인베이스 글로벌에 대한 고소장에서는 코인베이스가 등록 없이 거래소, 증권사, 청산 대행사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 사용자가 미등록 증권인 많은 암호화폐 토큰을 거래하도록 허용해 규제를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게리 젠슬러 SEC 위원장은 성명서에서 “코인베이스가 증권법 적용을 받지만 거래소, 브로커-딜러, 청산소 기능을 혼용하는 불법적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소식이 전해진 이후 주요 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일 오후 10시2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54% 하락한 2만5483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이 2만60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3월 이후 처음이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