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애플이 7년 넘게 개발해온 MR(혼합현실) 헤드셋 공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4년 공개한 애플워치 이후 애플이 오랜만에 공개하는 신제품이라 이목이 쏠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6일(현지시간 5일)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MR 헤드셋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 MR 헤드셋이 애플워치 이후 선보이는 애플의 최대 규모 하드웨어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상세계와 현실 세계가 융합되며 한층 진화된 상호작용 방식이 새롭게 탄생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MR은 증강현실(AR)을 확장한 개념으로 현실 세계에 가상현실(VR)을 결합해 현실과 가상 간에 상호작용하는 기술이다.

애플이 선보이는 MR 헤드셋이 산업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리얼리티 원' 또는 '리얼리티 프로'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전해지는 애플 헤드셋은 애플 운영체제(iOS) 인터페이스에 사용자가 손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도록 카메라와 센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과 피트니스, 명상 애플리케이션(앱) 팩이 들어가고 메시지와 페이스타임, 사파리 같은 iOS 앱들에도 접속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헤드셋으로 페이스타임을 하면 사용자들이 마치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플의 MR 헤드셋 가격은 3000달러(약 400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기존 제품들보다 훨씬 비싼 금액으로, 세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정도 가격이 통할지는 미지수란 평도 나온다.

애플이 헤드셋을 개발 중이라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지난 수년간 테크 업계와 세간의 관심은 어느덧 AR·VR에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옮겨 간 상태다. 때문에 애플 헤드셋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골드만삭스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애플 전체 매출에서 MR 헤드셋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사진=트위터 캡처
메타의 경우 지난해 이 분야에 10조원 이상 투자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가상현실 시장은 아직 성숙 단계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애플은 아이폰, 아이팟 등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혁신적 제품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정보기술(IT) 업계를 이끌어 온 컬러가 있다.

CNN은 "시장의 회의론이 틀렸다고 입증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그건 애플일 것"이라며 "엄청난 고객 기반이 있는 애플의 진입이 헤드셋 업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WWDC에서는 헤드셋 외에도 다른 제품과 서비스도 공개될 예정이다. CNN은 WWDC가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이벤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애플이 이번에 차세대 운영체제 iOS 17, 아이패드OS 17의 변화와 업데이트를 소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쏟을 것으로 관측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