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유가 하락 저지를 위해 7월부터 하루 1백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하겠다고 발표한 후 첫 거래일인 5일(현지시간) 선물시장에서 국제 유가는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WTI(서부텍사스중질유)는 이 날 거래 초반에 일시적으로 5% 급등했으나 오름세가 가라앉았다. 7월인도분 WTI는 런던에서 오전 10시 기준으로 배럴당 1.8% 오른 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벤치마크 8월 결제분 브렌트유는 1.7% 오른 77달러에 거래중이다.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주말 긴장된 OPEC+ 회의 를 마친 뒤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우디는 하루 1천만배럴 생산에서 7월부터 9백만배럴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는 5월에 중국의 수요 약화로 한달간 11%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그룹 등은 OPEC+가 생산량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사우디를 제외한 나머지 23개국은 추가 조치를 제안하지 않았다.

삭소 뱅크의 상품전략 책임자인 올 핸슨은 “사우디는 추가 하락 저지를 원할 것”이라면서도 "거시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가 감산으로 유가가 상승할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OPEC+ 그룹내 다른 국가들은 2024년 말까지 기존 감산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러시아는 생산량 감소를 약속하지 않았고 아랍에미리트는 내년에 더 증가한 생산 할당량을 확보했다.

제프리스의 에너지 주식 분석가 지아코모 로메오는 사우디의 단독 감산은 “시장에서 유가 공매도 포지션 증가로 유가 추가 하락에 대한 사우디의 불안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