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 권위의 평가로 유명한 '미쉐린(미슐랭) 가이드'가 부산에도 나온다. 전세계 40여개 도시만 선정해 맛집들을 평가하고 별 개수로 등급을 매겨 공신력을 확보했다. 국내에선 2016년 서울이 평가 대상에 포함된 데 이어 내년부터 부산이 추가로 미쉐린 가이드 발간 도시가 된다.

미쉐린 가이드는 지난 1일 부산 해운대구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쉐린 가이드 부산편을 내년 2월 발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현재 부산에는 익명의 미쉐린 가이드 평가원들이 미쉐린 맛집 선정을 위해 곳곳에서 평가를 진행 중이다.
주옥, 부산바다가 주는 선물./사진=미쉐린 가이드 제공
주옥, 부산바다가 주는 선물./사진=미쉐린 가이드 제공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되면 유명 맛집으로 주목받는 데다 '스타 셰프' 등용문도 될 수 있어 부산 지역 셰프들은 긴장감마저 맴도는 분위기다. 이날 서울 미쉐린 스타 셰프 선배들이 공개한 부산 지역 특색을 살린 요리들이 눈길을 끌었다.

미쉐린 가이드 2스타를 받은 '주옥' 신창호 셰프는 '부산 바다가 주는 선물'이라는 제목의 신선한 해산물 요리를 선보였다. 호래기(꼴뚜기)와 해수 성게, 꽃새우, 기장 멸치, 부산 갑오징어와 기장 미역, 다시마 등 지역 해산물을 들기름과 미역이 어우러진 초간장 소스와 함께 한 접시의 선물처럼 표현했다.
모수, 부산 땅이 녹아든 바다의 감칠맛./사진=미쉐린 가이드 제공
모수, 부산 땅이 녹아든 바다의 감칠맛./사진=미쉐린 가이드 제공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을 고등어와 함께 재밌게 표현한 요리도 나왔다. 미쉐린 3스타 '모수' 안성재 셰프는 '부산 땅이 녹아든 바다의 감칠맛'이란 이름의 요리를 내놨는데, 돼지 췌장을 감은 고등어에 방아잎을 곁들였다. 부드러운 고등어를 한 입 먹으면 고등어의 기름기와 함께 돼지 췌장의 감칠맛이 느껴져 부산의 땅과 바다를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정식당, 빨갛고 푸르른 부산의 색./사진=미쉐린 가이드 제공
정식당, 빨갛고 푸르른 부산의 색./사진=미쉐린 가이드 제공
대저 토마토를 활용한 육류 요리를 준비한 미쉐린 2스타 '정식당'의 임정식 셰프는 '빨갛고 푸르른 부산의 색'이라고 명명했다. 한우 안심에 제피가루와 정구지(부추)를 가미해 알싸하고 화사한 맛을 더했으며 쌀보다 식감이 좋은 보리와 대저 토마토로 붉은색 리소토를 만들어냈다.

미쉐린 측은 부산이 미식의 잠재력이 있는 도시라고 평가했다. 엘리자베스 부쉐 미쉐린 가이드 홍보 책임자는 "부산에는 훌륭한 해산물이 있다. 전 세계 많은 미식가와 대중들에게 한국 미식의 경이로움을 널리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개했다.

지역 셰프들을 향한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셰프들이 본인만의 방식으로 요리를 표현해주길 바란다"며 "(미쉐린 측에서) 줄 수 있는 팁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미쉐린에서 공개한 평가 기준은 △요리의 수준 △요리의 완벽성 △조화로운 풍미 △요리를 통해 표현된 셰프의 창의적 개성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로 전 세계에 공통 적용된다.

새로 부산 미쉐린 가이드 맛집이 공개되면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박홍인 '바앤다이닝' 편집장은 "미식 문화가 여행에서 경험해야 하는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외식업장과 스타 셰프의 탄생을 통해 미식을 상품화하려는 경쟁이 뜨거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편집장은 미쉐린 맛집, 스타 셰프의 탄생이 부산을 세계적인 미식 도시로 만들어 줄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기자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및 크리스 글레드힐 미쉐린 가이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사진=이현주 기자
지난 1일 부산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기자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왼쪽에서 세 번째) 및 크리스 글레드힐 미쉐린 가이드 아시아태평양 및 중동 지역 부사장(왼쪽에서 두 번째) 등. /사진=이현주 기자
부산=이현주 한경닷컴 기자 wondering_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