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의 주력 차량을 지난 1일 경기도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 타봤다. AMG의 다양한 차량을 시승해 볼 수 있는 '미디어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 행사에서다. AMG-GT 차량과 전기차 AMG EQE 53 4MATIC+, AMG EQS 53 4MATIC+ 모델을 체험해봤다.
'2023 미디어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용인 AMG 스피드웨이는 4.3㎞ 길이 트랙과 16개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직선 구간에서 고속 주행 성능과 코너 구간 주행 안정성 등 차량의 다양한 성능을 확인해보기에 좋았다. 주행에 앞서 인스트럭터(강사)의 안전교육을 듣고 헬멧을 착용한 뒤 시승 차량에 탑승했다.
이날 시승은 2인1조로 이뤄졌다. 프로그램 절반은 운전석에 앉아 직접 운전했고 절반은 조수석에 탑승했다. 서킷을 빠른 속도로 주행하는 만큼 안전을 위해 인스트럭터가 먼저 출발하고 참가자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AMG-GT, 거칠고 강렬한 존재감
메르세데스-AMG GT. 영상=신용현 기자첫 시승 차량은 AMG-GT 모델이었다. 2009년 선보인 SLS AMG에 이어 AMG가 독자 개발한 두 번째 스포츠카다. "AMG의 본질과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낸 상징적인 모델"이라는 소개가 이어졌다.
외관을 보면 길쭉한 보닛이 눈에 띈다. 운전석은 후륜 쪽에 있고 짧은 트렁크 라인을 가진 전형적인 스포츠카다. 15개의 세로바가 적용된 전면부 그릴을 보면 마치 상어 코를 연상시키는 강인한 인상을 준다.
메르세데스-AMG GT.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차체 크기는 전장 4555㎜에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40㎜, 1290㎜이다. 포르쉐 911카레라 4S쿠페 모델과 비교하면 전장(4520㎜)과 전폭(1850㎜)은 GT가 약간 길고 전고(1300㎜)는 소폭 작다.
시동을 걸자 우렁찬 배기음이 실내를 꽉 채웠다. 서킷에서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설정하고 주행하자 배기음은 더욱 강렬해졌다. 감속할 때 변속과 함께 들리는 일명 '팝콘 소리'가 주행의 즐거움을 더해줬다.
메르세데스-AMG GT 주행 영상. AMG스피드웨이 제공인스트럭터 지시에 따라 서킷 직선 구간에서 액셀을 강하게 밟았다.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면서 속력은 순식간에 시속 170㎞를 넘어섰다. GT 최고 출력은 476마력, 최대 토크는 64.2㎏·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은 4.0초다.
스피드웨이의 연속 코너 구간에서도 차체는 밀림 없이 안정적이었다. 운전자 의도를 그대로 반영하듯 코너를 매끄럽게 빠져나갔다. AMG 라이드 컨트롤 스포츠 서스펜션이 탑재돼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 주행감을 제공했다.
EQE 53 4MAITC+…폭발적 가속력, 제동 능력은 글쎄
메르세데스-AMG EQE53 4MATIC+. 영상=신용현 기자다음으로 시승한 차량은 EQE 53 4MATIC+ 모델이다. AMG가 두 번째로 선보인 고성능 전기 세단으로 벤츠 전기차 중 가장 빠른 가속도를 자랑한다.
외관을 보면 전면부 활 모양의 원-보우 라인이 특징이다. 크롬 재질 세로바와 함께 AMG 전용 블랙 패널 라디에이터 그릴이 적용됐다. 차량 곳곳에 AMG만의 특징적 요소를 반영해 기존 EQE 모델과 차이를 뒀다.
메르세데스-AMG EQE53 4MATIC+ 실내. 영상=신용현 기자실내는 3개의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하나로 이어진 MBUX 하이퍼 스크린이 기본 탑재돼 있다.
EQE 시승에선 서킷 한 바퀴마다 주행 모드를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해보며 각각 다른 주행감을 느껴봤다. 우선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자 실내 공간이 조용해졌다. 앞서 강력한 배기음을 뽐내던 GT 주행 후 바로 이어진 시승이라 그런지 더욱 조용하게 느껴졌다. 주행 시작 후에도 내부는 조용했다. 고속 주행에서 들리는 약간의 풍절음과 에어컨 바람 소리 외 들리는 잡음은 없었다.
메르세데스-AMG GT 실내. 영상=신용현 기자컴포트 모드로 한 바퀴 주행을 마치고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일명 '우주선 소리'로 전기 배기음이 들렸다. 소리가 주는 효과는 강력했다. 같은 속도임에도 빠르게 가속하는 느낌이 들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 후 액셀을 밟자 강력한 주행 성능을 드러내며 빠르게 치고 나갔다.
'2023 미디어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직선 구간에서 액셀 페달을 끝까지 밟아보니 시속 198㎞까지 나갔다. 빠른 속도에서의 안정적 승차감은 이어지는 연속 코너링 구간에서도 느껴졌다. 차체 쏠림 없이 코너를 가볍게 빠져나갔다. 뛰어난 가속 성능에 역동적 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이 가능했다. 다만 제동 능력은 다소 아쉬웠다. 직선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강하게 밟자 차체가 좌우로 약간 흔들렸다. 예상한 지점보다 더 먼 곳까지 차가 앞으로 나가는 등 밀리는 느낌도 들었다.
메르세데스-AMG EQE53 4MATIC+ 실내. 사진=신용현 기자메르세데스-AMG EQE 53 4MATIC+ 최고 출력은 460kW, 최대 토크는 950NM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초다. 90.56kWh 배터리가 탑재돼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는 354㎞다.
EQS 53 4MATIC+…고속 코너링도 안정적 주행
메르세데스-AMG EQS 53 4MATIC+.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마지막으로 시승한 차량은 EQS 53 4MATIC+다. AMG 브랜드가 선보인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로 AMG만의 강력한 주행 성능과 감성을 더한 럭셔리 고성능 모델이다.
원-보우 라인 등 앞서 시승한 EQE 53 4MATIC+와 외관상 큰 차이는 없었다. 실내 공간도 마찬가지로 AMG 전기차 패밀리룩을 이루고 있다.
메르세데스-AMG EQS 실내.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EQS 시승은 인스트럭터의 라인을 따르며 EQE보다 빠른 속도로 주행했다. 고속 주행을 이어가자 전기 스포츠카인가 싶을 정도로 다이내믹한 운동성을 보여줬다. 주행 중 차량에 가해지는 중력가속도(지포스)가 1G에 가까울 때도 차체는 밀리지 않고 단단하게 잡아줬다. 고속 코너링 구간에서도 타이어가 미끄러지거나 차가 흔들리는 등의 불안함이 없었다. 오히려 동승자의 헬멧이 한쪽으로 크게 쏠렸다.
EQS의 최고 출력은 484kW, 최대 토크는 950Nm이다. 제로백은 3.8초. 배터리 용량은 107.8kWh로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는 국내 인증기준 397㎞이다.
EQS에는 차량 속도에 따라 뒷바퀴와 앞바퀴를 같은 방향 혹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 반경을 축소하는 'AMG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 탑재돼 있다. EQS는 최대 9도, EQE는 최대 3.6도까지 조향 돼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메르세데스-AMG EQS53 4MATIC+. 영상=신용현 기자고속 주행 중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경보음이 울렸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고 발을 떼었지만, EQS는 아직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브레이크 페달이 따라 올라오지 않고 더 감속한 뒤에 페달을 제자리에 돌려놨다. 급격한 제동에도 몸이 앞으로 크게 쏠리지 않았다. 조수석 탑승 중 긴급 제동이 작동했을 때 안전벨트가 몸을 당겨줬고 시트는 약간 뒤로 이동하며 충격을 방어해주는 듯한 자세로 바뀌어 있었다.
'2023 미디어 AMG EQ 익스피리언스 데이'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EQS, EQE 모두 회생제동을 끈 채 주행해 가·감속시 꿀렁거리는 전기차 특유의 느낌은 느낄 수 없었다. EQS는 강력한 운동 성능과 안정적인 제동이 인상적이었고, EQE는 가장 빠른 가속도를 자랑하듯 폭발적인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지만 약간 밀리는 듯한 제동 능력이 아쉬웠다.
실내 공간은 EQS가 EQE보다 더 넓다. 2열 좌석의 레그룸도 더 넓게 느껴진다. EQS의 전장은 5220㎜로 EQE(4956㎜)보다 길고 전폭은 1905㎜, 전고는 1495㎜로 동일하다.
국가대표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 G90가 주행 성능을 더욱 높여 돌아왔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G90의 연식 변경 모델 ‘2023 G90’로 서울과 경기도 일대 120㎞를 주행했다.신형 G90는 일반 모델에도 ‘가솔린 3.5 터보 48V 일렉트릭 슈퍼차저 엔진’을 탑재했다. 기존에는 롱휠베이스 모델에만 들어갔던 엔진이다. 3.5L 터보 엔진에 48V 슈퍼차저를 추가 장착해 최대 토크 시점을 앞당기고 저속·중속에서의 가속성을 높였다.그 덕분인지 운전하는 내내 차가 넘치는 힘을 여유롭게 나눠쓰는 느낌이었다. 평지에서는 어떤 속도에서도 잔잔한 바다 위 요트처럼 미끄러지듯 나아갔다. 북악 스카이웨이의 경사지고 굽이진 길에서도 출력이 떨어지는 기운 없이 경쾌했다. 5275㎜의 거대한 차체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다.대표적인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 차인 만큼 뒷좌석에도 타봤다. 정차하고 다시 출발할 때, 과속방지턱을 넘고 코너링을 할 때에도 흔들림이나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에 에어 서스펜션까지 장착한 효과다. 풍절음과 외부 소음 차단력도 뛰어났다. 모든 물리 버튼이 손에 거슬림 없이 최소한의 힘으로만 부드럽게 조작되는 점 역시 최고급 세단다웠다.‘레스트’ 모드를 누르면 조수석이 앞으로 완전히 접히고 앉은 좌석은 뒤로 기울어지면서 다리 받침대가 올라온다. 조수석 뒤에 달린 발 받침대까지 내려오면 웬만한 키의 성인 누구나 두 다리를 쭉 펴고 누울 수 있다. 마사지 기능을 켜고 실내에 달린 23개의 뱅앤올룹슨 스피커로 음악을 들으면 비행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았다.당초 신형 G90에 탑재를 예고했던 자율주행 3단계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쉽다.고속도로에서 가·감속, 차선 변경 등 대부분 주행을 차가 혼자 수행하는 기술이다.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 마세라티의 두 번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레칼레는 그간 국내에서 소수 마니아층 중심으로 판매돼온 마세라티의 저변 확대 임무를 부여받은 모델이다. 올 상반기 초도 물량(200대)이 완판됐고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의 물량이 대기 중이다.지난 25일 직접 타본 그레칼레는 마세라티 특유의 왕관 모양 엠블럼을 앞세워 이탈리안의 멋스러움과 우아함을 동시에 갖췄다. 한 체급 위인 르반떼와 비교해도 체격이 떨어져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늠름하다.차체 크기는 전장 4850mm에 전폭과 전고 각각 1980mm와 1665mm로,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포르쉐 카이엔보다는 소폭 작다.낮은 전고는 시각적으로 무게 중심이 낮아 보이는 효과를 준다. 스포티한 쿠페 실루엣이 부각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휠베이스(축간거리)는 2901mm로 카이엔 등 중형급 경쟁 SUV들보다 길어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후면은 다른 마세라티 모델과의 패밀리룩이다. 곡선이 강조된 차체 실루엣과 더불어 깔끔한 마세라티의 레터링이 들어갔다. 명료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리어 디퓨저, 네 개의 머플러 팁 등이 이탈리안 고유의 느낌을 살려준다.외관뿐 아니라 실내도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유려하게 다듬어진 대시보드 아래 선명한 그래픽이 도드라지는 디지털 클러스터 및 센터페시아 등이 자리했다.그레칼레는 마세라티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시계를 탑재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적용하는 등 큰 변화를 꾀했다.또한 중앙 콘솔에서 기어 레버를 없애 공간을 확보했다. 넓은 암레스트, 더블 버터플라이 도어가 달린 대형 수납 공간, 휴대전화 충전 패드 등이 자리했다.2열 공간도 준수하다. 시트는 날렵한 실루엣을 갖췄고 헤드룸 및 레그룸도 부족함이 없다.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을 받는다.트렁크 적재공간도 충분하다. 트렁크의 용량은 535~570L다. 플로어 아래 추가 적재함이 있으며 트렁크에 있는 버튼으로 2열 폴딩이 가능해 레저 활동이나 오토 캠핑 등과 같은 여러 환경에서도 부족함 없이 쓸 수 있다.실제 주행에 돌입해 화끈한 배기음을 듣자 '이탈리안 몬스터'에 올라타 있는 걸 실감했다. 그레칼레는 마세라티가 저변 확대를 위해 전략적으로 내놓은 모델이지만 주행성능에 부족함이 없다.시승 차량인 그레칼레(중간트림 모데나)에는 2.0L 가솔린 터보 엔진과 e-부스터로 명명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얹어졌다. 여기에 ZF사에서 공급한 8단 변속기,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된다. 최대 330마력과 45.9kg.m의 토크를 갖췄다.중저속과 고속뿐만 아니라 잘 닦여진 도로와 비포장 도로 등 환경을 가리지 않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우선 모데나 트림부터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이 노면 충격을 효과적으로 걸러내며 적당하게 하체 움직임을 통제해준다. 공차중량이 2t에 달하는 SUV여서 곡선 주행 시 차체의 불안한 움직임이 나올 법 했지만 비정상적 움직임을 알아서 캐치해 조절해주는 느낌이다.이러한 구성을 통해 그레칼레는 정지 상태에서 5.3초 만에 100km/h까지 가속할 수 있고 최고 속도는 240km/h에 이른다. 공인 연비는 9.8km/L(도심 9.0km/L 고속 10.9km/L)다.주행 모드는 컴포트, GT, 스포츠, 오프로드 네 가지를 지원한다. 가변 배기 시스템, 변속 시점, 서스펜션 감쇠력, 지상고 등을 상황에 맞게 조절해준다.추월 주행과 고속 주행에서는 거침없이 나간다. 4기통 엔진으로 마세라티의 V6 엔진 대비 아쉬운 감은 들지만 일상 주행에선 부족함이 없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조합을 이룬 8단 변속기는 가볍고 편한 주행부터 거칠고 스포티한 주행까지도 능숙하게 도와준다.마세라티답게 스포츠 성능은 확실하다. 스티어링 휠 뒤쪽에 시프트 패들을 적용해 언제든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수동 변속을 할 수 있도록 했다.다만 조작부가 다소 불편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대부분의 물리 버튼을 없애고 디스플레이 터치식으로 이뤄지다보니 조작이 불편하고 직관성이 떨어진다. 비상등, 볼륨조절 버튼을 찾아보거나 누르기 다소 어렵게 돼 있다.특히 방향지시등 앞에는 거대한 시프트 패들이 자리잡고 있어 주행 시작부터 내릴 때까지 적응이 쉽지 않았다. 시동버튼, 변속레버 등이 제각각 위치해 있어 운전자를 두리번 거리게 만드는 것도 불편한 점이다.그레칼레 가격은 9900만원부터다. GT(엔트리) 모데나(중급) 트로페오(고급) 3가지 모델이다. 경쟁 차종인 포르쉐 카이엔(1억2000만원부터) 대비 가격 경쟁력은 있지만 국내 차종 중에선 제네시스 GV80(6800만원부터)도 대안이 될 수 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는 2017년 정의선 당시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신차 발표를 직접 맡았을 정도로 현대자동차에 의미 있는 전략 차종으로 꼽힌다. 그래서 코나에는 '정의선 차'라는 별명도 같이 따라다닌다.코나는 출시 첫해 2만대가 넘게 팔리며 당시 쟁쟁했던 소형 SUV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하지만 2018년 출시된 1세대 코나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판매량이 떨어지기 시작, 지난해는 현대차 레저용 차량(RV) 중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쓴맛'을 봤다.성공과 실패를 차례로 맛본 코나가 5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전동화 모델은 2018년 출시 이후 4년 만이다. 실제 주행감을 알아보기 위해 현대차 소형 SUV 코나를 타고 경기 하남에서 강원 속초 대포항까지 약 172㎞를 달려봤다. 매끄러운 디자인...동급 최고 수준 주행거리가장 눈길을 끈 것은 코나 일렉트릭의 외관이다. 조약돌 같이 매끈하게 다듬어진 유려한 측면 곡선 형태다. 코나의 이러한 디자인은 주행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공력계수(Cd)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줬다. 코나의 공력계수는 0.27이다. 전면부에는 신형 그랜저, 쏘나타 같이 일자형 램프를 채택해 소형 SUV지만 차체 크기가 더 넓어 보였다.트렁크 공간도 넉넉한 편이지만 뒷좌석은 조금 좁다는 느낌을 줬다. 현대차의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사용하지 않아 뒷좌석 공간이 E-GMP를 사용한 다른 전기차에 비해 넉넉하게 나오진 않았다. 패밀리카보다는 캠핑이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1인 가구에 적합하겠단 생각이 들었다.주행 성능은 전기차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가속에 그리 큰 시간이 필요하지 않고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쭉 나아갔다. 높은 속력을 내고도 핸들이나 차체가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나갔다.전기차답게 정숙성도 좋다. 무엇보다 소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도로 위에 있는 낮은 턱을 넘나들 때 크게 꿀렁거리거나 흔들리지 않았다. 주행감도 묵직해 SUV다운 면모를 보였다.코나의 가장 큰 강점은 1회 충전 거리가 동급 대비 길다는 점 아닐까 싶다. 코나의 1회 충전 시 주행가능거리는 417㎞로, 기아의 소형 SUV 니로 전기차(401㎞)보다 더 멀리 간다. 니로와 같은 용량 배터리(64.8kWh)를 탑재했음에도 기술적 요소 등으로 주행거리를 많이 늘렸다.이날 시승에서는 속초 대포항에 도착했을 때 주행 연비 6.4㎞/kWh가 나왔다. 이날 시승 코스는 일반도로와 고속도로가 전부였다. 전기차가 주행하기에는 최적의 코스로 볼 수 있다. 시승 차는 출발 지점에서 약 92% 충전돼 달렸다. V2L(전기차 배터리 전력을 외부로 이용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 가능해 중간에 노트북 충전도 잠깐 했다. 날씨가 더워 에어컨을 약 20도로 설정해 켰고 통풍 시트도 사용했다. 고속도로 구간에선 100~150㎞/h까지 달리기도 했다. 첨단 사양 기본 탑재...가격은?첨단사양 또한 고급 차량 못지않게 모두 장착돼있다. 전방 충돌 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등 고급 차에 있을 법한 기능들이 적용돼 운전하는 데 편리했다.시승 차는 옵션 사양도 장착됐다. 옵션 기능을 넣는다면 훨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보인다. 옵션 사양인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우측 디스플레이를 힐끔 쳐다보지 않아도 돼 초보들에게는 좋은 사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또한 비교적 선명한 화질이었다.가격은 어떨까. 동급 주력 경쟁 차종인 니로 전기차보다 전기차 세제 혜택 전 가격이 저렴한 게 특징이다. 니로 전기차는 에어가 5076만원, 어스가 5353만원이다. 이에 비해 코나 일렉트릭은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4654만원,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4968만원, 인스퍼레이션 5323만원이다. 시작가 기준으로 코나 일렉트릭이 저렴한 편이다.지자체별 보조금 등 차이가 다소 있겠지만 개별소비세 혜택이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반영한 실구매가는 △스탠다드 모델 프리미엄 3000만원대 초중반 △롱레인지 모델 프리미엄 3000만원대 중반 금액으로 예상된다.속초=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