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역사에서 가장 치열했던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가 영토 확장을 위해 물고 물리는 전쟁을 지속했지요. 그중 백제는 고구려, 신라에 비해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 그런지 한번 살펴볼까요?

국가도 경제도 흥망성쇠 반복

백제는 한강 유역의 한성을 수도로 해 근초고왕 시기 전성기를 맞았지만, 이후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에 지금의 공주인 웅진으로 수도를 옮기게 됐어요. 이 시기에는 정치적 갈등이 심했습니다. 성왕이 부여로 수도를 옮기고 중흥을 꾀했지만, 관산성 전투에서 신라군에 죽임을 당하면서 국세도 약해졌죠. 무왕과 의자왕이 신라를 압박하면서 다시 강성했지만, 신라와 당나라 연합의 공격으로 멸망합니다. 백제의 역사를 통해 나라의 운명이 흥하고 망하는 일이 반복되며 순환하는 세상의 이치인 ‘흥망성쇠(興亡盛衰)’를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어느 나라든 성장과 침체를 겪으며 흥망성쇠를 반복하지요.

경제 분야에서도 ‘경기순환’의 개념을 적용해 흥하고 쇠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경기순환이란 경기가 확장→후퇴→수축→회복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변동하는 일련의 순환 과정을 말합니다. 경기변동이라고도 하지요. 그림처럼 물결이 굽이치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저점과 저점 사이를 순환 주기라고 합니다. 회복과 확장은 상승 국면, 후퇴와 수축은 하강 국면입니다. 경기가 상승 국면일 때는 일자리도 늘어나고 기업 투자가 확대됩니다. 경제 규모도 커지죠. 반대로 하강 국면에서는 실업자가 늘어나고 문을 닫는 기업도 생겨납니다. 경제 규모는 줄어들거나 정체할 수 있어요.

현재 경기는 어느 위치일까요?

[테샛 공부합시다] 경기는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지요
지난 3월 통계청에서 발표한 ‘최근 경기순환기의 기준순환일 설정’에서 2013년 3월 경기 저점으로 시작해 2017년 9월 정점을 찍은 제11순환기를 마감하고, 2020년 5월을 제12순환기의 저점으로 잠정 설정한다고 했습니다. 제11순환기는 확장 국면 54개월, 수축 국면 32개월로 전체 기간에서 확장 국면이 수축 국면보다 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순환기는 통계청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가와의 회의를 통해 결정하므로 사후적인 결과물이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경기의 대략적인 흐름을 판단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통계청의 ‘경기순환시계’를 활용하는 게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는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가 경기순환 국면 가운데 어디에 있는지를 좌표 평면상에서 시계처럼 보여주는 것이에요. 기획재정부가 매월 발행하는 경제동향보고서 ‘그린북’에서도 당국의 현재 경기에 대한 판단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장기추세로 보면 상승하는 모양이지만 현재(단기)의 경기가 저점인지 정점인지는 전문가 사이에서 항상 논쟁거리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경제지표를 통해 지금이 경기순환 물결에서 어느 위치인지 이를 예측하려 하지요. 현재 경기는 어느 국면일까요? 여러분이 직접 통계청, 한국은행 등에서 자료를 찾고 판단해보는 것도 유익할 겁니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