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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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이 게임회사 넷마블이 발행하는 마브렉스(MBX)가 빗썸과 상장 계약을 맺기 1주일 전 9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에서 김 의원이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 사전 정보를 제공 받았다는 의혹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5일 정치권과 암호화폐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제2차 전체회의에서 넷마블 관계자들은 마브렉스의 빗썸 상장 신청과 계약 등과 관련된 사항을 공유했다.

일반적으로 암호화폐 상장은 발행사가 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면 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상장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암호화폐 거래소는 원화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 거래소에 상장 자체가 암호화폐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실제 마브렉스는 빗썸 상장 전후로 가격이 폭등했다.

마브렉스가 빗썸에 상장을 신청한 건 지난해 4월 8일이다. 빗썸과의 상장 계약은 4월 29일 진행됐다. 마브렉스의 빗썸 상장 공지가 올라온 건 5월 4일이다. 실제 상장은 이틀 뒤인 5월 6일 이뤄졌다.

김 의원은 마브렉스 상장 신청 2주 뒤인 4월 21일부터 마브렉스를 사들였다. 상장 계약 1주일 전이다. 이후 상장이 공지되기 하루 전인 5월 3일까지 김 의원이 매입한 마브렉스는 총 1만9712개로, 약 9억원 규모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 상장 신청과 계약 정보를 사전에 취득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 의원은 보유 중이던 위믹스와 클레이를 마브렉스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마브렉스를 사들였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를 매도하기 시작한 건 상장 공지가 올라오기 3일 전인 5월 1일부터다. 당시 4만원대 거래 중이었던 마브렉스는 상장 당일 6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김 의원이 마브렉스 상장 전 매도한 마브렉스는 6200여개(약 3억2000만원)에 달한다.

다만 김 의원은 마브렉스 투자로 손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마브렉스는 상장 직후 4만원대로 급락했고, 상장 이틀 뒤인 8일에는 3만원대로 떨어졌다. 김 의원이 이후 나머지 마브렉스를 분할 매도했다.
코인마켓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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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측은 김 의원이 사전 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단장을 맡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은 넷마블 측의 비공개 보고가 끝난 뒤 "(넷마블 측은) 김 의원이 사전 정보를 취득했을 가능성과 자금 세탁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공감했다"고 밝혔다. 넷마블 자회사인 마브렉스는 자체 조사 등 내부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조사단에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브렉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누구에게도 비공개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한 적 없음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힌다"며 "보편적으로 상장 신청을 하더라도 거래소로부터 장기간 응답이 없는 경우가 많고, 상장이 확정되더라도 관련 여부와 구체적 상장 시점 등은 상장 계약 체결과 함께 거래소로부터 통보받는 형태이기 때문에 신청사에서는 관련 정보를 미리 취득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거래소가 구체적인 상장 가능 여부와 시점을 알려주지 않으면 회사로서는 알 방법이 없기에, 회사 임직원 누구도 상장 시점에 관한 정보는 전혀 알 수 없었다"며 "이미 지난 12일 비공개 정보를 어느 누구에게도 제공한 적이 일절 없음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로 지난 23일 진상조사단에서 요청한 내부 조사를 철저히 재차 진행했으며 어떠한 내부 정보도 제공한 적이 없음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조미현/박주연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