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올 연말에 신규 전기차 공장 부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머스크 CEO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연말에 전기차 부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완전 새로운 거점을 물색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에 여전히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당연하다"라고 답했다.

테슬라는 올 초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주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또다른 거점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한 후보지로는 인도가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전기차 수요가 늘어난 아시아 지역에 제2공장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왔다.

테슬라 대표단은 최근 인도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직접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수입차 관세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현지 전기차 공장 설립을 최종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인도는 일정 가격이 넘는 외국산 전기차에 100%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테슬라는 인도 시장에 진출하기 전 수입관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인도 정부는 현지 생산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이번 회동에서 테슬라가 한 발 물러날 조짐을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인도 영자 일간지 인디언익스프레스(The Indian Express)는 "테슬라가 '관세 인하'라는 전제 조건을 내세우지 않고 인도에서 전기차를 제조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국 유치 가능성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는 지난 19일 "테슬라가 인도 외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공장 설립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실은 머스크 CEO가 윤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 지역"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간에도 머스크 CEO와 만나 "테슬라가 한국 투자를 결정한다면 입지·인력·세제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제반 투자 여건을 검토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