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기자
강은구 기자
홍재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엔진은 방산업계가 국산화를 이루지 못한 마지막 영역”이라며 “무인기의 심장인 엔진을 10년 안에 국산화하겠다”고 말했다. 공군 소장 출신인 홍 부사장은 24일 한국경제신문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여는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3’에 참석해 발표한다.

엔진은 미래 전장 게임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는 무인기 전체 생산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전투기와 미사일, 우주 발사체 산업과도 연관이 깊어 ‘K방산’의 경쟁력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엔진 기술을 내재화하면 고성능 미사일을 개발하기 쉬워진다.

홍 부사장은 “10년 내 엔진 국산화는 아주 도전적인 목표”라며 “당초 12~13년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군과 방위사업청 등이 2025년부터 개발하는 무인기 엔진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선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회사의 목표는 중형 무인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1만5000파운드급 엔진을 2035년까지 개발하는 것이다. 아직 이 정도 크기의 무인기 엔진을 자체 개발한 기업은 국내에 없다.

그는 “무인기 엔진을 국산화하면 엔진 MRO(수리·정비·분해·조립) 시장도 확보해 새로운 먹거리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틸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무인기 시장은 지난해 163억달러에서 2030년 386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 엔진 개발 과정에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유인기 및 민간 항공기 엔진 국산화에도 착수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엔진 기술을 확보하면 군은 무인기 종류를 지금보다 더 다양화할 수 있다. 해외에서 들여온 정찰 무인기가 아니라 자체 생산한 폭격·전투용 무인기를 전장에 새로 투입하는 게 가능해진다. 그는 “인구 감소로 전투기 조종사 인력이 줄어드는 추세”라며 “여러 대의 무인기와 한 대의 유인기가 하나의 팀으로 전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