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국내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일부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가 연초 대비 3%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을 정도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상생금융’을 내세워 은행에 금리 인하를 압박한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만약 기존에 받아둔 대출 금리가 연 5% 이상으로 높다면 다른 은행의 신규 대출로 갈아타는 ‘대환대출’ 전략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대환대출 플랫폼' 31일 오픈…"갈아타기로 이자 아끼세요"

우리銀, 주담대 금리 2.99%p↓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6개월 단위 변동금리 주담대 상품(신규 코픽스 기준)을 취급하는 국민 신한 우리 농협 등 4개 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는 올 1월 2일 연 5.77~7.32%에서 이달 19일 연 3.97~4.66%로 하락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이 기간 최저 금리가 연 7.32%에서 연 4.33%로 2.99%포인트나 떨어졌다.

하지만 과거 이미 대출받은 소비자라면 여전히 이 같은 금리 하락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국내 변동금리 대출 상품의 대부분은 변동 주기가 6개월 혹은 12개월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올해 초 6개월 단위의 변동금리 주담대를 받은 차주는 오는 7월에야 금리 하락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마저도 향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면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자 비용 절감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이에 일부 차주는 금리가 낮은 다른 은행에서 대출받아 높은 금리의 기존 대출을 갚는 대환대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터넷은행들도 이 같은 대환대출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대환 목적의 주담대 잔액이 작년 1분기 50억원에서 올 1분기 8660억원으로 1년 사이 173배 불어났다. 카카오뱅크가 대환 목적의 주담대에 대해선 최대 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면서 6개월 단위 변동금리 주담대 상품의 최저 금리 역시 시중은행보다 낮은 연 3.78%(지난 19일 기준)로 집계됐다.

이달 말 대환대출 플랫폼 출범

다만 다른 은행으로 대출을 갈아타려는 차주는 기존 대출을 갚을 때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얼마나 되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국내 은행은 대부분 대출 실행 3년 이내에 대출을 갚을 경우 1.5% 안팎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중도상환수수료가 대환대출과 기존 대출 간 금리 차보다 높다면 오히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오는 31일 정부 주도의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대환대출 플랫폼)’도 구축된다.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리 비교부터 실행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두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당초 일부 핀테크 기업에서 이 같은 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었지만 실제 해당 플랫폼 내에서 대출 실행까지 이뤄지지는 못했다. 금융당국은 이달 말 대환대출 플랫폼이 공식 출범하면 은행 간 금리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핀다 등 4개 핀테크업체를 중심으로 대환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