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후 현상인 엘니뇨가 종료된 뒤에도 영향이 수년간 이어지며 5000조~7000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할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다트머스대에 따르면 저스틴 맨킨 지리학과 조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엘니뇨에 의한 장기적인 경제 손실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표층 수온이 평년에 비해 높아지는 현상으로 재앙적 홍수와 가뭄, 어획량 급감 등을 초래한다. 연구팀은 1982~1983년과 1997~1998년 엘니뇨 이후 국제 경제활동을 추적해 장기적인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극빈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에 각각 4조1000억달러(약 5460조원)와 5조7000억달러(약 7592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 것으로 집계했다. 미국은 엘니뇨 5년 뒤인 1988년과 2003년에 국내총생산(GDP)이 약 3%씩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로 엘니뇨가 더 잦아지고 세력도 강해지면서 21세기 전체에 걸쳐 경제적 손실이 84조달러(약 11경18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엘니뇨로 유발될 경제적 손실은 2029년까지 3조달러(약 3994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