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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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2분기 전기요금을 ㎾h당 8원 올리기로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한다. 주택용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5.5%, 가스요금은 5.3% 오르는 것이다. 4인 가구 기준 전기요금은 월 3020원, 가스요금은 월 4431원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인상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가스요금 조정방안 대국민 설명문’을 발표하고 16일부터 인상된 요금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전기요금은 주택용 기준 ㎾h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오른다.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332㎾h) 기준으로 월 전기요금은 6만3570원에서 6만6590원으로 인상된다.

민수용 가스요금은 MJ당 19.69원에서 20.73원으로 1.04원 오른다. 4인 가구 월평균 가스 사용량(3861MJ) 기준으로 부담이 월 4431원 늘어난다. 4인 가구 기준 월 전기·가스요금이 한 달에 7451원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지난 3월 말 정부와 여당이 국민 부담을 이유로 2분기 요금 결정을 미룬 지 45일 만에 이뤄졌다.

한전 ‘역마진’ 지속될 듯

한전은 올 1분기 전기를 ㎾h당 174원에 사와 146.6원에 판매했다. 전력 판매가 늘수록 손해를 본다. 한전이 당장 8원 더 비싸게 전력을 판다고 해도 구매단가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한전 안팎에선 16일부터 이번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면 한전은 연간 기준 약 2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당초 예상한 한전의 올해 적자는 약 10조~11조원이다. 하반기에 추가 인상이 없다면 한전의 올해 적자가 7조5000억~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가스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당초 가스요금이 메가줄(MJ)당 5원 이상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뚜껑을 열자 한참 못 미치는 1.04원 인상에 그쳤다. 급증하는 가스공사 미수금(가스 수입액 중 요금 억제로 가스공사가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줄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요금 추가 인상 어려울 듯

이날 브리핑에선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부 쪽에선 “예단하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나왔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혁신정책관은 인상폭에 대해 “인상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일정 정도 공기업 영업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는 있다”며 “추가 인상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요금 인상 요인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이창양 산업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 정책관은 “인상 요인이 많이 남았다기보다는 리스크 요인을 종합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했다.

전력업계는 내년 총선을 앞둔 하반기엔 요금 인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번 에너지 요금 인상에 여당이 개입한 만큼 앞으로도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h당 8원 올리는 것도 이렇게 어려웠는데 총선이 가까워지면 어떻겠느냐”며 “미봉책으로 한전과 가스공사가 연명하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박한신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전기료와 가스요금 인상 내용을 정리해보자

2. 한국전력의 역마진을 설명해보자.

3. 에너지 요금 인상과 총선의 관계를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