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안전한 대출’로 꼽히는 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여신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담보대출은 담보물을 팔거나 정부기관 등이 발급한 보증서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쉬운 편이다.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이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담대 금리 다섯 번째 내린 케이뱅크

'연체율 비상' 인터넷은행, 담보대출 늘리기 경쟁
케이뱅크는 18일 아파트 담보대출 고정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내린 연 3.69~4.73%로 책정했다. 변동형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도 연 3.95~5.72%로 최대 0.14%포인트 인하했다. 케이뱅크가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낮춘 건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케이뱅크가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은 후발주자인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를 제치고 주택담보대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8월 아파트 대상 주담대 상품을 인터넷은행 중 가장 먼저 내놓은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해 2월 1조원을 넘어섰고, 올해 4월 말 2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작년 2월 아파트 대상 주담대 상품을 출시한 이후 1년 만인 올해 1분기 대출 잔액이 2조4000억원 규모로 늘어나며 케이뱅크를 추월했다.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처음으로 지난 4월 아파트뿐만 아니라 연립·다세대주택 주담대도 취급하며 대출 상품군을 확대했다.

주담대에 앞서 인터넷은행들은 전·월세 보증금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담보대출 시장에 진출했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같은 정부기관이 보증을 서기 때문에 차주가 빚을 상환하지 않아도 은행이 돈을 떼일 위험이 적다. 카카오뱅크가 2018년 1월 가장 먼저 전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했고, 2021년 9월 케이뱅크가 뒤따랐다. 2021년 출범한 토스뱅크는 올해 전·월세 보증금 대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 대출’ 비판도

부동산 시장에서 치열한 대출 경쟁을 벌여온 인터넷은행들은 최근엔 개인사업자 대상 보증서 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오는 25일부터 개인사업자 대상 보증서 대출을 시작한다. 정부기관인 신용보증재단이 보증을 서주는 방식인데 최소 보증 비율이 90%에 달한다.

케이뱅크는 작년 5월 보증서 대출 상품인 ‘사장님 보증서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고, 토스뱅크도 지난해 11월 ‘사장님 온택트 보증대출’을 출시했다. 두 상품 모두 신용보증재단의 보증 비율이 95%에 이른다.

인터넷은행들이 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최근 연체율 급등 탓에 재무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져서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26%에서 올해 1분기 0.58%로 두 배로 뛰었다. 케이뱅크도 같은 기간 0.48%에서 0.82%로 올랐다. 담보대출은 신용대출과 달리 연체가 발생해도 담보물을 경매로 매각하거나 정부기관의 대위변제를 받으면 원금을 대부분 회수할 수 있다.

하지만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서비스를 늘린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인터넷은행들이 안전한 담보대출에 치중하는 것은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인터넷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담보대출을 통해 인터넷은행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