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뿐만이 아니다. 주요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경쟁력도 눈에 띄게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재료부터 부품 생산, 완성차 조립 등 차량 전반에 걸쳐 계열사들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그룹 전반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해 일궈낸 ‘친환경 자원순환형 시스템’이 대표적 사례다. 현대제철은 열연·냉연 강판을 제조하고 현대차·기아는 자동차를 생산한다. 현대건설은 폐차에서 나온 고철로 만든 철근과 H형강 등을 토목·건설 공사에 자재로 쓰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생산시스템이 자원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룹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이 전기차 폐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 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부품 계열사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장착되는 배터리시스템(BSA)과 구동시스템(EDU), 통합충전시스템(ICCU) 등 전동화 핵심 기술을 신성장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강재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 회장이 최근 당진제철소를 찾는 등 관심을 보인 이유다.

현대글로비스는 차량 운송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전기차 운송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율주행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PBV) 등 미래형 차량을 위한 시트 선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차량 엔진과 모듈, 전동화 사업을 맡은 현대위아는 전기차용 냉각수 모듈을 생산하면서 열관리 부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