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캠프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해외 첫 디데이(스타트업 경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5개 스타트업 관계자와 심사위원들.  디캠프  제공
디캠프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해외 첫 디데이(스타트업 경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5개 스타트업 관계자와 심사위원들. 디캠프 제공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의 테크와 비즈니스 중심지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닭고기 대체육은 소고기나 돼지고기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남아 시장에 어울리는 제품입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경진대회 디데이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현석 위미트 대표의 말이다. 위미트는 버섯 등을 주재료로 닭고기 대체육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를 활용해 프라이드치킨, 꿔바로우, 깐풍기 등의 요리를 만들어낸다. 안 대표는 “그동안 개발된 대체육은 콩을 사용하는데 씹으면 스펀지 같은 느낌을 준다”며 “버섯은 고기처럼 뜯어지는 느낌과 식감을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는 한국 스타트업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의집(버킷플레이스), 마켓컬리(컬리), 야놀자 등 대형 업체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 스타트업도 동남아 지역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젊고 빠른 동남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해서다.

동남아 국가들의 평균 연령은 31.2세로 한국(43.4세)보다 12.2세 낮고, 인터넷 사용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도 싱가포르 등 동남아로 몰려드는 추세다. 싱가포르는 2014년 ‘스마트네이션’을 국가 비전으로 선포하고,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2020년부터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스타트업은 설립 후 3년간 과세 소득 10만싱가포르달러(약 1억원)에 대해 75% 세액 감면 혜택을 주기도 한다.

디캠프가 해외 첫 디데이를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고, 국내 유망 스타트업을 싱가포르 정부기관과 VC들에 소개한 이유다. 이번 디데이는 16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5개 팀이 참가했다.

위미트를 비롯해 △휴레이포지티브(만성질환자 헬스케어 플랫폼) △옴니스랩스(인공지능 기반 공간정보 영상분석 솔루션) △그레이드헬스체인(건강등급 평가·관리 기반 보험 솔루션) △카이헬스(인공지능 기반 난임 솔루션) 등이 회사 전략과 솔루션을 소개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등 정부기관과 센토벤처스, 골든게이트, 오픈스페이스, 틴멘캐피털, 인시그니아벤처파트너스 등 현지 VC 임원 등이 초대됐다.

김영덕 디캠프 대표는 “이번 디데이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 진출이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IMDA를 비롯한 싱가포르 정부, 파트너 등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국내외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디캠프는 한국과 싱가포르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며 두 나라 스타트업 지원에 힘쓰고 있다. 이번 디데이 전날에는 싱가포르핀테크협회(SFA), 싱가포르기업청(ESG), 글로벌창업이민센터(OASIS) 등과 함께 한국 진출을 원하는 싱가포르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기 위한 ‘밋코리아’ 행사도 열었다.

싱가포르 스타트업 37곳이 참가하는 등 한국 시장 진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싱가포르=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