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생성·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사진) 사용을 일시 금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기밀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28일 DX부문 임직원들에게 “사내 PC를 통한 생성·대화형 AI 사용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DX부문은 이달 1일부터 사내에서 생성형 AI 사용이 금지됐다. 삼성전자 DX부문은 “회사 밖에서 생성·대화형 AI를 사용할 때 회사 정보와 개인정보 등은 입력하지 말아달라”고도 요청했다.

이 같은 공지를 한 것은 챗GPT, 구글 바드, 빙을 비롯한 AI 플랫폼에 입력한 정보의 외부 노출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초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5%는 “생성·대화형 AI가 보안상 위험이 있다”고 답했다. 올해 초 한 직원이 영업기밀인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챗GPT에 올려 오류를 확인한 적이 있다. 소스코드는 프로그램 개발 과정과 틀을 담고 있어 외부에 알려질 경우 보안상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이 같은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DS부문도 생성·대화형 AI 사용 범위를 좁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챗GPT 등의 사용을 일시적으로 막는 한편 대안 마련에도 나섰다. 자체 생성·대화형 AI를 개발해 직원들의 업무 편의성·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번역이나 문서 요약, 소프트웨어 개발 지원 등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생성·대화형 AI 사용을 막고 있다. SK하이닉스, 포스코는 사내에선 챗GPT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JP모간,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도 챗GPT 사용을 금지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