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을 대표하는 모델.
GM을 대표하는 모델.
비용 절감에 집중하고 있는 GM이 올해 자동차 판매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첫 번째 대중 전기차 모델인 볼트를 생산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전기차 기술의 진화를 선언했다.

○"고가 모델 수요 강력"

GM은 25일(현지시간) 1분기 매출이 399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했으며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세전 이익은 38억달러로 6% 감소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21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추정치 평균 매출 389억6000만달러와 조정 EPS 1.73달러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1분기 순이익은 24억달러로 19% 감소했지만, 이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진행한 희망퇴직에 따른 비용이 9억달러 소요됐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M은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해 약 5000명의 인력을 구조조정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세전 조정이익 전망치를 종전 105억~125억달러에서 110억~130억달러로 올렸다. 폴 제이콥슨 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차량 수요가 여전히 크고 특히 고가 모델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희망퇴직 등 비용 절감 노력도 예상보다 빠르게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실적 전망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새 배터리 탑재 신규 EV '출격'

지속해서 비중을 늘리고 있는 전기차 사업에서도 주력 모델의 변화를 예고했다. 2016년 출시된 GM의 처음 대중화된 전기차 모델인 볼트의 생산을 연말까지 중단할 계획이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볼트를 생산해온 미시간주 오리온 공장을 내년에 전기 픽업트럭인 쉐보레 실버라도와 GMC 시에라 생산을 위해 개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리 바라 GM CEO가 2016년 CES에서 전기차 모델 볼트를 소개하고 있다.
매리 바라 GM CEO가 2016년 CES에서 전기차 모델 볼트를 소개하고 있다.
볼트는 GM의 전기차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 모델이다. 2016년 출시 초기 240마일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소형 전기차로 자리매김했었다. 가격 3만5000달러에서 시작해 경제적인 전기차의 대명사로 꼽혔으며 테슬라의 모델3보다 앞서 출시돼 전기차 업계를 선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델3 출시 이후 판매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배터리 화재로 인한 리콜 비용이 증가하면서 생산 중단을 선언하게 됐다.

볼트의 단종은 배터리 기술의 진화와 연관됐다. 볼트는 구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GM은 '얼티엄'이라는 신규 배터리 셀을 개발해 GMC 허머와 캐딜락 리릭을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올 하반기에는 실버라도 EV, 블레이저 EV, 이쿼녹스 EV 등 신규 전기차 모델을 얼티엄 배터리 셀을 이용해 생산할 계획이다. 볼트의 빈자리를 신규 모델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이다.

바라 CEO는 "오리온 공장이 개조를 완료해 생산을 정상화하게 되면 GM은 연간 6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으며 고용은 거의 세 배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은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연간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테슬라가 주도하는 가격인하 경쟁에는 참여하지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제이콥슨 CFO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을 내려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현재 책정된 가격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