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사업 본부 격인 자회사 포티투닷에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수혈한다.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소프트웨어가 중심인 자동차(SDV)’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할 만큼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조해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투자라는 평가다.

현대차와 기아는 25일 포티투닷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총 1조539억원 규모의 포티투닷 주식을 취득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차가 6323억원, 기아가 4216억원을 출자해 각각 490만 주, 326만 주를 취득한다. 증자 후 포티투닷 지분 비율은 현대차 55.9%, 기아 37.3%가 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포티투닷은 네이버랩스 대표 출신인 송창현 사장이 2019년 설립, 도심형 모빌리티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8월 이 업체를 통째로 인수하고 송 사장에게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총괄한 ‘TaaS본부’와 인공지능(AI) 기술 전담 조직 ‘에어스(AIRS)컴퍼니’의 핵심 기능을 포티투닷으로 합쳤다. SDV를 체계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작년 말 설립한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수장도 송 사장이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날 포티투닷에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욱 빠르게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포티투닷은 특히 자율주행 분야에서 실증 데이터와 앞선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