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재로 대전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직원 823명에 대한 전환 배치 및 명예퇴직 방안을 수립했다. 휴업 중인 직원 546명을 국내외 다른 공장으로 보내고, 남는 인력에 대해선 희망 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전날 대전공장 직원을 대상으로 인력 재배치 방안을 설명했다. 대전공장은 지난달 12일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한 달 넘게 가동이 중단됐다. 당시 화재로 2공장이 전소됐고, 1공장마저 생산을 멈췄다. 대전공장 직원들은 기본급의 70%를 받으며 휴업 중이다.

한국타이어는 사실상 대전 2공장 재건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인력 재배치 방안을 짰다. 전체 대상은 823명이다. 이 가운데 546명은 국내외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대전 1공장 213명, 충남 금산공장 265명, 미국 테네시 및 헝가리 공장 68명 등이다. 대전 2공장의 올해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감소 인력은 58명이다. 총 823명 중 전환 배치 546명, 정년퇴직 58명을 빼고도 219명이 남는다. 회사가 명예퇴직까지 시행하는 이유다. 이 회사는 근속 10년 이상 생산직 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타이어는 전환 배치를 완료한 뒤 대전 1공장 가동률을 대폭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2공장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일부 옮겨 최대한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대전공장은 화재 전 하루 4만 개, 연 1900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해왔다. 금산공장(연 2100만 개)과 함께 국내 생산의 절반을 맡았다.

아직 화재 관련 손실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올 1분기 실적에는 악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각각 2조162억원, 1993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6%, 58.1%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국내 타이어업계를 짓눌렀던 해상 운임 등 운반비가 완연한 하락세에 접어든 덕분이다. 타이어 가격 인상도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힌다.

김일규/배성수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