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 사진=최혁 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 사진=최혁 기자
"살아남기 위해선 더 빨리 움직이고 더 많이 변화해야 한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은 천연자원이 없고 미국, 중국처럼 국력이 세지도 않은 데다 일본처럼 소부장 산업도 강하지 않다"며 "오직 혁신 만이 주성의 30년 영광을 이어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창립30주년 기업설명회'를 열고 "미중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경제 안보 상황이 엄중하다"며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육성을 중심으로 한 기술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반도체 장비 업계의 초석을 다진 황 회장은 1993년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세계 최초로 원자층증착장비(ALD) 양산에 성공하며 이름을 알렸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장비 분야를 연이어 개척하며 회사를 키웠다. 황 회장은 이날 30년 동안 이룬 성과가 대단하다는 반응에 "과거에 이룬 성과보다 앞으로 무엇을 이룰 것인지 집중해야 한다"고 '낮은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창립30주년 기업설명회'를 열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사진=강경주 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창립30주년 기업설명회'를 열고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생태계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사진=강경주 기자
지나치리만치 혁신을 강조해 '혁신 중독자'라는 별명을 가진 황 회장은 "주력인 반도체 관련 장비는 언제든 반도체 업황이 변화할 수 있기에 반도체 기술을 다른 산업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주성이 제조한 디스플레이 플라스마 화학 증착 장비는 국내 주요 고객을 비롯해 대만 등 해외 유수 업체에 공급됐다.

태양광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반도체가 막히면 디스플레이로, 디스플레이가 막히면 태양광으로, 태양광이 막히면 다시 반도체로 위기를 뚫었다. 그는 "세 가지 사업은 전기와 빛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언제든 융복합이 가능하다"며 "주성은 사업적인 유연을 갖추고 있어 위기에 강하다"고 자부했다.

주성은 회사의 핵심 기술인 ALD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증착장비 개발로 더 큰 도약을 준비 중이다. 황 회장은 "ALD 기반의 트랜지스터 증착장비, 무기발광디스플레이 증착장비, 발전효율 35% 이상의 태양광 제조장비 등 차세대 기술의 개발 완료가 임박한 상태"라고 자신했다.

특히 주성은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태양광 시장의 미래에 주목하고 있다. 황 회장은 "태양광 발전효율을 35% 이상 달성하면 전기차를 중심으로 미래 산업에서 큰 변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성은 태양광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는 유일한 업체로, 현재 기술 개발이 거의 다 진행된 만큼 기대를 해도 좋다"고 밝혔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 사진=최혁 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 사진=최혁 기자
<황철주 회장이 걸어온 길>
△1959년 경북 고령 출생
△1986년 인하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2010년 벤처기업협회 회장
△2010년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2015년 청년희망재단 이사장
△2015년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2017년 공학한림원 IP전략포럼 위원장
△2019년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 위원장
△2022년 한국발명진흥회 회장 선임


<주성엔지니어링 연혁>
1993년 주성엔지니어링 설립
1995년 Warm Wall Type UHV-CVD 장비 개발
1997년 반도체 전(前)공정 장비 국내 최초 수출
1999년 코스닥시장 상장
2002년 TFT LCD용 CVD 장비 개발
2006년 OLED 증착장비 개발
2014년 TSD ALD 장비 개발
2020년 주성 용인 R&D센터 신축
2022년 대한민국코스닥대상 수상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