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유령이 도사린다"…세계 3위 택배회사도 '특단의 조치'
전세계 택배회사 시가총액 3위인 페덱스가 20여년 만에 조직개편에 나선다. 경기 침체의 위협이 엄습하면서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려는 미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페덱스는 5일(현지시간) 계열사인 페덱스 익스프레스, 그라운드, 서비스 등 자회사를 페덱스 코퍼레이션으로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각각 페덱스의 항공·지상 운송, 서비스 지원을 담당해왔다. 라자 수브라마니움 페덱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식을 재정립할 적절한 시간"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지난 한 해 전자상거래 물류 시장 거품이 꺼지고, 잠재적인 침체의 유령이 도사리면서 간소화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페덱스의 지난해 9~11월 매출은 금융정보업체인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237억4000만달러)보다 낮은 228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페덱스 코퍼레이션은 2024년 6월부터 통합을 마칠 계획이다. 2025 회계연도까지 40억달러(약5조3000억원)를 절감하는 게 목표다.
"침체 유령이 도사린다"…세계 3위 택배회사도 '특단의 조치'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자동화를 통해 인력을 조정한다는 계획이다. 월마트는 오는 2026년까지 매장의 65%를 자동화한다고 4일 밝혔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산업에 적용되면서 일어난 변화는 육체노동 노동자는 줄어든 반면 고임금 노동자는 늘어났다"며 단순 노무직이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했다.

월마트는 지난해 6월 풀필먼트(판매자 대신 상품 입고·포장·배송 등을 거쳐 제품을 고객에게 배달하는 사업) 자동화 기업인 냅과 제휴를 맺고, 같은 해 10월 풀필먼트 업체인 얼럿 이노베이션을 인수해 전자 상거래 주문 단계를 12단계에서 5단계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도 인력 감축 바람이 분다. GM은 지난 한 달 간 희망퇴직 신청자를 5000명 받았다고 4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GM이 2024년 말까지 20억달러의 구조적 비용을 줄이겠다고 발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결과다. GM은 희망퇴직으로 비용 절감 목표의 30~5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매리 바라 GM CEO는 퇴직 신청에 앞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 수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비자발적 감원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으나, 신청 접수 이후 정리해고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포드는 자사의 제품 생산 라인업을 "극적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짐 바움빅 포드 제품개발대표는 5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2024년 생산 모델부터 이같은 계획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짐 팔리 포드 최고 책임자는 "포드의 제품 라인업과 차량 구조가 너무 복잡하고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했다. 다만 마진이 30% 이상 SUV 차량 브롱코 등은 더 많은 개량 모델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