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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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기타 산유국으로 구성된 협의체인 OPEC+가 하루 100만 배럴 규모의 감산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번 감산 조치는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인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실물경제는 물론 금융시장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OPEC+ 주요 회원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50만 배럴을 포함해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 계획을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한 대규모 감산 정책(하루 최대 200만 배럴)과 별도로 시행하는 추가 조치다.

이 같은 소식에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가격은 이날 장중 8% 급등해 배럴당 81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 선물도 장중 7% 넘게 뛰면서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했다. 감산 조치로 물가 상승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S&P500선물과 나스닥100선물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95달러로 5달러 상향 조정했다.

OPEC+가 감산을 결정한 것은 올해 1분기 국제 유가가 2020년 3분기 이후 최대 낙폭(-6%)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초 중국의 리오프닝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지난달 터진 글로벌 은행 위기로 경기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국 백악관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감산 발표는 현명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OPEC+의 감산으로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결정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