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성장 자신있다"…자사주 사는 삼성·LG CEO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CEO의 자사주 매수는 시장에서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지난 22일 회사 주식 3000주를 매수했다. 주당 매수가는 6만700원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7일 1분기 잠정실적을 공개한다. 사업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DS부문은 1분기에 4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 사장이 자사 주식을 매수하자 업계에선 “중장기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DS부문의 1분기 영업적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전략적 결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면 감산에 나서지 않았던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날 권영수 CEO(부회장)가 “회사 주식 100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57만2800원, 총매수금액은 5억7280만원이다. 권 부회장은 지난해 4월에도 회사 주식 1000주를 주당 42만원에 산 적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권 부회장이 책임 경영 실천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미래 고객가치를 높이고 주주 신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조주완 LG전자 CEO(사장) 역시 회사 주식 매수 행렬에 동참했다. 조 사장은 지난달 29일 LG전자 주식 2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 단가는 주당 11만3600원으로 총 2억2720만원이 들었다. LG전자 주가가 연초보다 30% 이상 오른 상태에서 조 사장이 주식을 사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조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 구축에 힘쓰고 있다. TV 사업은 콘텐츠·서비스 분야로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전장은 성장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황정수/박한신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