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에너지 인프라 전문 투자 기업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BEP)는 지난 13일 미래에셋증권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s)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이는 BEP와 미래에셋증권이 설립한 태양광 합작 투자법인 '테라파워 주식회사'를 통해 이뤄졌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 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의 대상이 아닌 민간 기업에 REC를 매매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는 게 BEP의 설명이다. BEP는 이번 REC 매매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미래에셋증권의 RE100 이행을 위한 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오는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 또는 자가 생산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최근 국내외의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RE100을 선언하고 있다. BEP는 RE100 및 탄소 감축을 이행하려는 기업들이 증가함에 따라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기업들과의 REC 계약, 기업 전력구매계약(PPA·Power Purchase Agreement)을 협의하는 등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특히, 민간 발전 사업자와 재생에너지 구매를 원하는 기업이 직접 전력 거래를 체결하는 '기업 PPA'는 RE100의 중요한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RE100 이행 기업에 필요한 재생에너지의 수요 증가 속도에 비해 태양광 발전소 이격 거리 규제 등으로 장기적·안정적 매매가 가능한 재생에너지 공급이 현저하게 부족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기업 PPA의 발전 속도는 아직 더딘 편인 만큼, 이번 BEP와 미래에셋증권의 움직임은 반가운 신호탄이라는 반응도 나온다.BEP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BEP는 태양광 발전소를 직접 보유·운영하는 민간 발전 사업자임과 동시에 재생에너지 전기 공급 사업자임에 따라, 기업의 RE100 실현에 적합한 파트너로 기업들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이어 "재생에너지 자원을 단순히 중개하는 플랫폼 회사들과는 달리, 장기 계약 이행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은 BEP는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발전사업자로서, 운영 관리의 질적 측면에서도 우수하다는 차별화를 이뤄내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덧붙였다.BEP에서 태양광 발전사업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명진우 부대표는 "탄소 저감과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는 국내외 기업들에 안정적인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BEP는 앞으로도 양질의 태양광 발전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투자할 예정"이라며 "태양광 발전 사업이 자연을 훼손하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인식과 오해를 해소하는 데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체결한 두 번째 REC 구매계약은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 IB와의 시너지로 창출된 결과라는 점이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한편 BEP는 작년 말, 비 자동차 제조사로서는 국내 최초로 전기차 급속 충전 네트워크 '워터'를 론칭하며, 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의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워터는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에 양양, 태안, 보령 등지에서 매우 새롭고 놀랄 만한 고객 경험을 제시하는 전기차 급속 충전소를 준비하고 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미래에셋증권과 SK텔레콤이 이르면 내년부터 열리는 토큰증권(ST) 발행 사업을 위해 손을 잡는다. 증권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위 업체 간 동맹이라 토큰증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28일 ICT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30일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 결성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는다.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는 두 회사가 주축이 된 토큰증권 협의체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초자산 발굴 및 발행을, SK텔레콤은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등을 담당할 것으로 알려졌다.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같은 분산원장 기술을 접목해 발행하는 증권이다.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 저작권, 비상장주식 등 다양한 유무형 자산을 쪼갠 뒤 토큰증권으로 만들어 사고팔 수 있다. 예컨대 20억원짜리 건물의 지분을 20만 개로 쪼개 토큰증권을 발행하면 투자자는 1만원으로도 해당 건물의 소유권 일부를 살 수 있다.금융위원회는 지난달 토큰증권 활성화 계획을 발표하고 올 상반기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이 가능해진다.이태훈/이상은 기자 beje@hankyung.com
증권회사,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핀테크 기업 등이 토큰증권(ST) 발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속 ‘짝짓기’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SK텔레콤이 30일 공동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2일 카카오그룹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손을 잡았다. 2030년이면 토큰증권 시가총액이 36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금융회사뿐 아니라 기술기업들까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동맹을 맺고 있다는 분석이다. 급성장 예상되는 토큰증권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부터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이 시작된다면 첫해 시가총액은 34조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에는 세 배 늘어난 119조원으로 커지고, 2030년에는 367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해당하는 규모다.토큰증권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거래의 편의성과 낮은 비용이다. 토큰증권은 한국거래소 디지털증권시장뿐 아니라 장외거래사업자가 구축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도 거래할 수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토큰증권 발행 비용이 일반 증권에 비해 40% 저렴할 것으로 예상했다.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이 무궁무진하다는 점도 토큰증권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부동산, 미술품 등 실물자산뿐만 아니라 저작권, 지식재산권 같은 무형자산까지 증권화할 수 있다. 현재도 뮤직카우 등 조각투자 사업자들이 있지만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하지 않아 토큰증권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이 도입되면 지금보다 더 쉽고 안전하게 조각투자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대형 통신사도 참전할까미래에셋증권과 SK텔레콤은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를 통해 어떤 자산을 토큰증권으로 만들지, 어떤 플랫폼을 통해 유통할지 등을 공동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토큰증권을 발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두 회사는 협의체에 다양한 분야의 대표 기업을 참여시키는 것을 추진 중이다.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싶어 하는 중소·중견기업을 발굴하는 것도 협의체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알려졌다.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서 토큰증권 사업을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국내 주요 증권사는 앞다퉈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투게더아트, 트레져리, 그리너리 등 조각투자 업체와 손잡았다.KB증권이 주도하는 협의체에는 스탁키퍼, 서울옥션블루, 펀더풀, 하이카이브 등이 참여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조각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 펀블, 카사 등과 협력하고 있다.대형 ICT 업체와 동맹을 맺은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 공룡들도 토큰증권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가 KT, LG유플러스 등과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사용해 발행하기 때문에 ICT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토큰증권 발행 컨설팅 업체인 INF컨설팅의 백만용 대표는 “토큰증권의 핵심은 다수의 파트너사와 증권사 고객을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것이어서 ICT 업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이태훈/이상은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