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부·대학원생 급증…사설학원도 우후죽순
美규제 맞서 中 반도체업계 인력확보 총력…"신입 임금 2배로"
중국 반도체산업이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 맞서 기술 자립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임금을 두 배로 올리고 관련 교육 과정을 크게 늘리는 등 부족한 인력을 확보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 진단했다.

상하이의 한 반도체 관련 취업정보업체 관계자는 신입급 엔지니어의 평균 연봉이 2018년 약 20만 위안(약 3천780만원)에서 현재 40만 위안(약 7천560만원)으로 2배가 되었다고 소개했다.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CCID)과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에 따르면 올해 중국 반도체산업 인력은 20만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인력 수급 불일치는 임금에도 반영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지난해 중국 내 상위 10개 대학의 반도체학과 박사과정 입학자는 총 2천893명으로 2018년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고, 학부생들도 증가 추세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2021년 모교인 칭화대를 방문해 핵심기술 확보 및 인재 양성 의지를 밝힌 직후 칭화대가 반도체 기술 자립을 내세워 반도체 단과대학을 만드는 등 당국의 지원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는 학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반도체 분야 취업을 위한 단기 과정을 제공하는 사설 교육기관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2019년 재료과학 학과를 졸업한 뒤 사설 학원을 거쳐 반도체 제조업체에 취업한 한 노동자는 "반도체로 방향을 틀지 않았다면 자동차·기계 등 전통적 제조업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했을 텐데 이는 사양산업이라 생각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까지 중국의 반도체 관련 교육이 실무적인 유용성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리서치업체 신머우(芯謨)자문의 지난해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학과 학생 60% 이상이 실무 인턴 경험 없이 졸업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대만 TSMC와 대학들의 산학협력과 대조적이라는 것이다.

美규제 맞서 中 반도체업계 인력확보 총력…"신입 임금 2배로"
미국은 군사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을 내세워 첨단 반도체 장비·기술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으며, 중국은 이를 '목을 조르는' 행위라 비판하면서 자체 기술 개발을 통해 극복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4차 5개년 계획 및 2035년까지의 장기 목표 강요' 초안에서 반도체 등 집적회로를 7대 중점 과학기술 연구 항목에 포함했고, 2025년까지 자국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이와 관련해 중국 자연과학 분야 최고 학술기구이자 자문기구인 중국과학원의 부원장인 리수선 원사와 뤄쥔웨이 연구원은 최근 기초연구 분야 특허 확보 등 새로운 접근법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중국이 해외 기술을 모방해 첨단 반도체를 설계·제조하더라도 국제 공급망에 진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초 연구를 대폭 강화해 차세대 트랜지스터 소재·부품 등과 관련해 유럽과 미국에서 대규모 특허를 확보하면 전 세계 반도체 산업망의 '목구멍'인 칩 제조 분야에 관문을 설치하고 반격 수단을 만들 수 있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