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은행과 보험사 등 국내 금융회사들이 점포 740개를 없애고, 1500명 가까운 임직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금융권이 고액의 ‘성과급 잔치’를 벌이면서도 소비자 편의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은행 보험사 카드사 종합금융사 등 금융사의 점포는 1만5630개로 1년 전(1만6370개)보다 740개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 점포가 2021년 9월 말 6488개에서 작년 9월 말 6099개로 389개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보험사(365개) 증권사(38개) 저축은행(10개) 신협·농수산림조합(3개) 순이었다.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자산운용사의 점포는 486개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7개 늘어 전체 업권에서 유일하게 증가했다.

점포가 없어지면서 금융사 직원도 감소하고 있다. 금융사 종사자는 지난해 9월 말 38만6288명으로 1년 전(38만7786명)에 비해 1498명 줄었다. 은행이 2636명, 보험이 2305명을 감축하는 등 은행과 보험에서만 5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직원이 각각 995명과 1573명 늘면서 금융사의 전체적인 감축 인원을 일부 상쇄했다. 한 시중은행 경영담당 임원은 “업무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 활용 확대 등으로 비대면 상품이 늘어나고 있어 점포와 인력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추세”라고 했다.

하지만 작년 연봉의 최대 60%까지 성과급을 나눠준 금융사들이 수익에만 치중해 고령층 등 금융소외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올해 은행 점포 폐쇄 현황을 점검하고 공동점포와 이동점포, 우체국 창구 제휴 등 대체 수단 활성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올 상반기 은행권 ‘고령자 친화적 모바일 금융앱’ 도입을 계기로 증권과 보험에도 관련 앱 확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의 사회적 역할 차원에서 고령층 등 취약 계층을 위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