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 창시자 고든 무어 인텔 공동창업자 별세
세계 반도체산업 성장 이끌어
1968년 7월 인텔 공동 창업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
기부 활동에도 적극적
'무어 앤드 베티' 재단 설립
6조6000억원 이상 기부

'고든 앤드 베티 무어' 재단은 이날 "공동설립자인 고든 무어가 화와이에 있는 그의 집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했다"고 발표했다. 무어의 유족으로는 부인 베티와 아들 케네스와 스티븐, 그리고 네 명의 손자가 있다.
무어는 1929년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산호세주립대(San Jose State University), UC버클리(the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를 거쳐 '칼텍(Caltech)'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캘리포니아공과대(the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1954년 화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메릴랜드의 '존스 홉킨스 응용 물리학 연구소'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1956년 쇼클리반도체에 합류하며 캘리포니아로 돌아왔다. 이듬해 무어는 로버트 노이스 등 쇼클리반도체 동료 6명과 '페어차일드반도체'를 공동 설립했다. 11년 뒤인 1968년 7월 무어는 노이스와 함께 실리콘밸리에 인텔을 세웠다.
그는 인텔에서 승승장구했다. 1975년 사장이 됐고 1979년 CEO 겸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1987년까지 CEO를 맡으며 인텔을 세계 반도체 산업을 좌지우지하는 '반도체 제국'으로 키웠다. 1997년 무어는 명예 회장이 되었고 2006년에 사임했다.

무어는 2008년 인터뷰에서 "칩에 점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음으로써 모든 전자 제품을 더 싸게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칩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되면서 전자제품을 더 빠르고, 더 작고, 더 저렴하게 만든다는 생각은 반도체 산업의 원동력이 됐다. 수백만 개의 일상 제품에서 칩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무어는 자선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환경 보존, 과학 발전, 환자 치료 개선 등에 집중했다. 2000년 아내 베티 무어와 함께 고든 앤 베티 무어 재단을 설립했다. 이후 현재까지 51억달러(약 6조6300억원) 이상을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 2005년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멜린다 부부를 꺾고 '미국 최대 기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겔싱어는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에 있는 인텔 캠퍼스 이름을 '고든 무어 파크'로 바꿨다. 캠퍼스 내 빌딩엔 '더 고든'이란 카페, '더 무어 센터' 등도 들어섰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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