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인사에서 연세대 출신이 약진하고 성균관대 출신은 쇠락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24일 퇴임하고, 연세대 경제학과를 나온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사진)이 회장으로 취임하면서다.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임 회장 내정자는 우리금융과 자회사의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우리금융지주의 새 경영진은 부문장 8명, 준법감시인 1명 등 9명으로 짜여졌다. 이 중 4명이 임 내정자와 같은 연세대 출신이다. 이성욱 재무부문장(부사장), 김건호 미래사업추진부문장(상무), 이해광 경영지원부문장(본부장), 브랜드부문장(부사장)에 내정된 방송사 출신 A씨가 연세대를 졸업했다. 이 재무부문장은 지주 경영진 9명 중 8명이 ‘물갈이’된 와중에도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이번 인사로 ‘손태승호’ 우리금융지주에서 약 18.2%(11명 중 2명)이던 연세대 출신 경영진의 비중은 약 44.5%로 뛰었다. 우리금융의 곳간지기인 재무부문장과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미래사업추진부문장, 인사와 지원을 맡는 경영지원부문장 등 핵심 경영진이 연세대 출신으로 채워졌다는 것에 금융권의 이목이 쏠렸다.우리은행에선 정연기 중소기업그룹장, 류형진 외환그룹장, 지주 브랜드부문장과 은행 브랜드홍보그룹장을 겸임하게 될 A씨 등 3명이 연세대 출신이다. 전체 경영진 22명 가운데 고려대(4명) 출신이 가장 많은데도 우리금융 내부에선 ‘연세대 출신’을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물러나는 손 회장과 같은 성균관대 출신(4명)은 이번 인사에서 모두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우리은행 부행장 2명은 임기가 9개월가량 남았는데도 퇴임하게 됐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의 새 경영진 중 성균관대 출신은 전무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이뤄졌다”며 “특정 대학에 편중된 인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새 진용을 갖춘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 경영진이 상업·한일은행 출신으로 비등하게 구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쪽으로 쏠렸던 무게중심이 ‘임종룡호’ 우리금융그룹 출범을 앞두고 중립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주 인사를 단행한 우리금융의 경영진 9명(회장 제외)은 한일은행 출신 4명, 상업은행 출신 3명으로 구성됐다. 디지털·IT부문장(옥일진 전무), 브랜드부문장(공석) 등 두 자리는 외부 인사 몫이다. 기존엔 우리금융 경영진 12명 가운데 한일은행 출신이 5명으로 상업은행 출신(2명)보다 3명 많았다. 5명은 외부 출신이었다.핵심 자회사인 우리은행에선 경영진 22명 가운데 상업·한일 출신이 각각 9명, 10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명은 평화은행과 외부 출신 2명으로 채워졌다. 종전엔 경영진 19명 중 상업은행 출신 9명, 한일은행 출신 8명, 평화은행 출신 1명, 외부 출신 1명이었다.우리금융에서 상업·한일 간 파벌 갈등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두 은행이 합병해 1999년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빛은행이 출범했지만 인사철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경우 갈등을 줄이기 위해 2008년부터 한일·상업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았고, 임원도 양쪽 출신이 거의 같은 비율이었다. 다만 지난해에는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 모두 한일은행 출신이 맡아 ‘그동안의 균형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지주에 한일은행 출신이 다수 포진했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무게를 실었다.이번 인선은 오는 24일 취임하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사진)의 첫 번째 인사다. 파벌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균형에 각별히 신경 쓴 ‘탕평 인선’이라는 해석이 많다. 우리은행 최고위 경영진인 국내영업부문장(이석태 개인그룹장)과 기업투자금융부문장(강신국 기업그룹장)도 각각 상업·한일 출신으로 양분했다.동시에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중용했다는 분석이다. 본부장급 인사들이 경영진으로 기용되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게 대표 사례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우리금융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은행을 비롯해 카드와 캐피탈 종금 등 자회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그룹 컨트롤타워인 지주사와 은행 부행장급 임원을 축소하고 ‘젊은 피’를 수혈하는 등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오는 24일 취임을 앞둔 임종룡 회장 내정자(사진)가 ‘원샷’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쇄신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본지 3월 7일자 A17면 참조 자회사 14곳 중 9곳 CEO 교체우리금융 이사회는 7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14개 자회사 중 9곳의 CEO를 교체하기로 했다. 외부 전문가(김경우 대표)를 CEO로 영입한 우리PE를 제외하고, 임기를 2년 이상 채운 CEO를 모두 바꾼다.우리카드 대표에는 박완식 우리은행 개인·기관그룹장을 추천했다.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엔 조병규 우리은행 기업그룹장을 내정했다. 우리종합금융 대표에는 김응철 우리은행 외환그룹장이 선임될 예정이다. 이종근 우리금융 경영지원부문 전무는 우리자산신탁 대표로, 전상욱 우리금융 미래성장총괄 사장은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로, 김정록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은 우리펀드서비스로 자리를 옮긴다. 우리자산운용 대표에는 외부 출신인 남기천 전 멀티에셋자산운용 대표가 영입됐다. 이들 신임 CEO는 각사 주총이 열리는 오는 22~23일 이후 취임한다. 우리금융연구소 대표는 추후 뽑기로 했다.이원덕 우리은행장은 이날 사의를 밝혔다. 지난해 3월 취임해 올해 말까지 임기가 남았으나 임 내정자의 회장 취임을 앞두고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관계자는 후임에 대해 “조만간 3~4명의 후보군을 선정해 역량 평가 등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지주 경영 간섭 최소화”임 내정자는 우리금융 자회사의 ‘경영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 조직을 축소하고 △전략 수립 △시너지 창출 △조직문화 혁신 등 중장기 계획 수립에 집중하기로 했다.우리금융은 사업지원·미래성장총괄 등 2명으로 운영된 총괄사장제와 수석부사장제를 폐지하기로 했다. 전략·재무·IT 등 11개 부문도 9개로 축소해 효율성을 높였다. 임원도 종전 1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6명을 교체했다. 120명가량인 지주사 전체 인원도 약 20%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했다. 지주 부문장(9개)에 본부장급 2명을 발탁하는 ‘세대교체’도 했다.조직문화 개선과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TF(회장 및 자회사 CEO 협의체)’를 꾸린다. TF는 인사 및 평가 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 프로그램 등을 맡는다. 미래 먹거리를 찾는 미래사업추진부문도 신설했다. 증권사 인수 등 비은행 부문 강화 전략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통합 관리한다.임 내정자는 이날 우리은행의 영업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영업총괄그룹을 폐지하는 대신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 등 2개 부문으로 재편했다. 이들 부문 아래에는 각각 5개, 4개 영업 그룹을 배치했다. 부문장은 각각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겸직한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그룹과 연금사업그룹, 기관그룹이 신설됐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부담이 늘고 있는 취약차주 지원을 위해 상생금융부도 새롭게 만들어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그룹장을 포함한 은행 부행장은 기존 19명에서 18명으로 1명 줄였고, 이 가운데 12명을 교체했다. 신임 그룹장 중 조세형 기관그룹장과 박봉순 연금사업그룹장, 정현옥 투자상품전략그룹장 등 3명은 본부장급을 배치했다.박상용/김보형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