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학생회관 내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스1
고려대학교 학생들이 20일 오전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학생회관 내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을 구매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스1
전국 곳곳에서 '1000원의 행복'이 확산하고 있다. 고물가에 학생들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대학 식당에서부터 시작된 이러한 움직임은 시골길 택시요금, 공연 관람 등까지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추진하는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는 전국 대학 41곳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 식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올해 전국 대학교의 신청 인원이 늘었고 농식품부는 추가 예산을 확보해 지원 인원을 68만명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에 아침밥을 먹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는 학생들의 줄로 대학 식당에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대학생들이 규칙적인 식습관을 기르고 든든한 하루를 시작하도록 1학기 종강일인 6월 20일까지 가좌캠퍼스 학생회관 중앙식당에서 주말을 제외한 평일 1000원 가격에 아침밥을 제공한다. 강원대도 같은 사업을 재학생들 대상으로 평일 오전 8~9시 올해 12월 말까지 상시 운영한다.

인천대는 올해 정부 지원금 등 사업비 1억4000여만원을 들여 총 4만3100명 분량의 아침밥을 제공할 예정이다. 인천대는 사업 첫날인 지난 17일 279명에 이어 20일 365명, 21일 448명, 22일 390명이 식당을 다녀가 평일 나흘간 1482명이 몰렸다고 밝혔다.

가천대는 지난해부터 교수와 직원들이 모은 장학금인 '교직원 제자사랑 기금' 3억8000여만원 가운데 2억300여만원을 들여 올해 1년간 570명 분량의 '1000원 아침밥'을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외대는 오는 6월 21일까지 평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교직원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무료 조식 행사를 진행한다. 충남 공주시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주교육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20일부터 1000원의 아침밥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자체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다양한 방면에서 일고 있다. 광주 서구는 지난 9일 양동시장에 '1000원 국시'의 문을 열었다. 노인 일자리 마련,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다. 만 50세 이상인 주민, 양동시장 당일 영수증을 지참한 손님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우리 밀 손국수를 1000원에 먹을 수 있다.

경북 영천시와 경주시 등은 2019년부터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 사는 주민이 1000원을 내면 읍·면·동 소재지까지 추가 요금 없이 이동할 수 있는 '1000원 행복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영천시는 임산부의 경우 주거지와 관계없이 임산부 등록일부터 출산 뒤 12개월까지 영천 시내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 1000원만 내고 이동할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한다.

100원 버스도 전국 곳곳에서 운행 중이다. 전남 화순군은 학생들의 교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100원 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지역 거주 청소년들이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100원에 군내버스를 탈 수 있다. 버스회사의 손실은 군 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강원 양구군은 방산면 주민들에게 이달부터 행복마을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마을버스 운임은 나이에 상관없이 100원으로 동일하다.

1000원짜리 공연도 확대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사회공헌 프로그램 '1000원의 행복' 공연 횟수를 늘려 지난해보다 1만명가량 늘려 총 2만2000여명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2007년 시작해 지금까지 36만명 이상이 관람한 '1000원의 행복'은 국악, 클래식,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1천원에 관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