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1년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 약 1년 반 만에 5.5배로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의 가계대출 연체율(지난 1월 기준)은 0.34%로, 전달 대비 0.05%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한은이 지역별 연체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9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전국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0.28%)을 웃도는 수치다. 연체율은 1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비율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전북의 연체율이 0.7%로 가장 높았다. 지역 은행을 중심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을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제주(0.49%) 광주(0.39%) 부산(0.29%)도 전국 평균 연체율을 웃돌았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대구가 0.21%로 전국(평균 0.18%)에서 가장 높았다.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다. 경기는 0.2%로 2020년 5월 이후, 부산은 0.19%로 2021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연 3.5%로 3%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전국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19%에서 0.28%로 0.09%포인트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같은 기간 0.11%에서 0.18%로 0.07%포인트 높아졌다. 전국에서 집값 낙폭이 가장 큰 세종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0.02%에서 5.5배인 0.11%로 확대됐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위험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계대출 연체율은 0.9%,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7% 수준이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따라 상승세는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은 은행 및 비은행 금융회사 모두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속적인 금리 상승으로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