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이폰 사용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애플페이가 드디어 오늘 국내에 상륙했습니다. 애플코리아에서 주최한 기자간담회에 직접 다녀온 경제부 장슬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장 기자, 드디어 오늘부터 국내에서도 애플페이 사용이 가능해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렸는데, 당장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로 소비자들의 생활에 달라지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

한 마디로 정리하면, '지갑 없는 사회'가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동안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지갑이 없어도 스마트폰 하나만으로 식사나 물품 구입 등이 가능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부러워했던 부분이죠. 아이폰에는 삼성페이가 지원되지 않아 지갑을 별도로 들고 다니거나 스마트폰 뒷면에 카드를 넣어서 다녀야 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전체의 약 30% 정도 되는데, 10명 중 3명은 여전히 실물카드를 들고 다녔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오늘부터 아이폰 사용자들도 스마트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물론 서비스 개시 초기이기 때문에 현대카드 사용자로 한정됩니다만 앞으로 결제가능 카드가 확대되면 사실상 '실물카드 없는 세상'이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간담회 현장에서 직접 시연도 해봤다고 들었는데, 애플페이 결제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삼성페이와 어떤 점이 다른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현장에서 직접 시연해보고 왔습니다. 사실 삼성페이와 형식은 유사합니다. 스마트폰 내 지갑 앱에서 카드를 등록하고 지문 같은 생체인식을 통해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다만 애플페이는 NFC, 즉 근거리무선통신망을 활용한 결제방식이기 때문에 단말기에 접촉하지 않아도 가까이 가져다대면 결제가 가능합니다. 삼성페이의 경우 마그네틱 전송 방식(MST)이라 단말기에 위치를 잘 잡아서 접촉해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 점에선 애플페이가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입니다. 손목에 차는 애플워치로도 결제가 가능하고요, 결제 속도가 삼성페이보다 빠르다는 점도 애플페이에서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과연 어디서 결제가 가능하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 단말기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무리 편리해도 결제할 수 있는 사용처가 없다면 당연히 무용지물이겠죠. 당장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들을 정리해봤습니다. 편의점과 백화점, 마트, 커피전문점, 호텔이나 일부 주유소에서도 가능합니다. 대형 가맹점들이 꽤 많이 결제를 지원하고 있어서 크게 불편함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신세계 계열사인 백화점이나 이마트, 스타벅스는 불가하고요, 주유소나 충전소도 아직 지원하지 않는 곳이 더 많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오늘 간담회에서 개인고객 거래를 기준으로 결제 가능한 곳은 전체의 약 50% 정도 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현대카드 고객 기준이죠. 다만 업계에선 전체 가맹점 수를 기준으로 집계했을 때에는 현재 전체 약 300만개 가맹점 중 10% 내외 수준만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한 삼성페이와 비교했을 땐 아직 턱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다만 애플페이와 현대카드 측은 가맹점들이 고객 확보를 위해 빠르게 단말기 설치를 하고 있는 만큼 그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많은 아이폰 가입자들이 대중교통 결제 기능도 기대하고 있는데, 그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사실 저도 그 부분이 궁금해서 애플코리아 측에 구체적인 계획을 묻고 싶었는데요. 현장에서 애플페이 측의 발표와 시연 정도만 이뤄지고 공식적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갖지 않았습니다. 우선 당장은 대중교통 사용이 불가능하고요, 현대카드 측에서도 "애플 측에서 검토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실제 반응도 궁금합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대부분 젊은 층, MZ세대들로 알려져 있는데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후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오늘 간담회에서 "경이로운 아침을 맞았다"고 언급했습니다. 기자간담회가 10시에 개최됐는데, 정 부회장이 간담회장으로 이동하는 중에만 애플페이 서비스 등록자 수가 17만 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아마 현재 시간 기준으로는 20만 명을 훌쩍 넘어서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실제 국내 가맹점에서 애플페이 결제를 직접 경험해본 젊은 층들의 반응도 뜨겁습니다. 유통산업부 김예원 기자가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현장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김예원 기자>

휴대폰을 들고 편의점을 들른 사람들의 표정에 기대감이 넘칩니다.

국내 서비스 첫날, 애플페이를 사용해보려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은 아이폰 이용자들입니다.

[모바일 페이를 기기에 인식시키거나… 오~ 오~]

애플페이 결제 방식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근처에 휴대폰을 갖다 대자 바로 결제가 됐다는 승인음이 울립니다.

애플워치로도 편리하게 결제가 가능하지만, 당분간은 현대카드 이용자만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페이 출시일인 오늘 오전에만 약 17만 명이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했습니다.

애플페이가 미국에서 2014년 도입된 이후 근 10년간 국내 서비스를 기다렸던 아이폰 이용자들이 몰린 겁니다.

[민석희 / 서울 광진구: 저는 무조건 사용할 것 같습니다. 지갑을 많이 안 가지고 다니게 되니까 훨씬 더 편할 것 같고…]

[강준용 / 경기도 부천: 전 삼성(휴대폰)을 안 써서 되게 불편했었는데, (페이가) 되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스템 정상화가 되면 바로 쓸 의향이 있어요.]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소비자 편의를 높이고자 일찌감치 애플페이 도입 준비를 마쳤습니다.

결제 시스템도 구축했고, 단말기엔 애플페이로 결제가 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스티커도 붙었습니다.

[최철 /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애플 사용자들이 젊은 사람들 중에 많고 충성도도 굉장히 좀 높은 편이고… 그런 거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기대 같은 게 좀 많이 있을 것입니다.]

출시 첫날인 오늘 현장 곳곳에서는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비자카드 중심으로 결제가 안 되거나, 일부 가맹점은 준비가 안 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습니다.

현대카드는 "고객의 유입이 단시간에 폭증해 등록과 이용에 일부 제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앵커>

오늘이 국내 상륙 첫 날인데, 사용자 확보를 위해 준비된 프로모션들은 없습니까?

<기자>

사실 첫 서비스를 개봉박두 할 때는 다양한 프로모션들이 얹어지는 게 일반적인데요. 애플페이의 자신감이라고 봐야 할까요, 첫날 공개된 프로모션은 없었습니다. 그간 현대카드도 애플페이 전용 제휴카드를 출시하지 않겠느냐 이런 전망들이 나왔는데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첫 날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사용자는 늘어날 것'이라는 자신감을 애플 측이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소비자보다는 카드사와 직결된 문제긴 하지만 수수료 부분도 언급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달리 카드사가 수수료를 내는 구조로 전해집니다.

<기자>

맞습니다. 정확한 수수료율은 애플페이나 현대카드 측에서도 말을 아끼곤 있지만 0.15% 내외 정도의 수수료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애플페이의 이런 방식이 국내에서 그간 무료로 결제를 지원해줬던 삼성페이에까지 영향을 줬다는 점입니다. 삼성페이도 현재 애플페이와 같이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게 당장은 카드사의 수익성으로만 직결되는 문제일 것 같지만 카드사들의 비용이 늘어나면 그 불이익은 결국 소비자들에게 전가되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과거 가맹점 수수료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소비자 혜택은 계속 줄었습니다. 예를 들어 혜택이 좋은 일명 혜자카드가 더 줄어든다거나 할인이나 포인트 혜택들이 줄어드는 현상들이 나타날 수 있겠죠.

<앵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김영석, 영상편집: 권슬기, 김민영, CG: 최수련


장슬기 기자·김예원 기자 jsk9831@wowtv.co.kr
단말기 접촉 안 해도 결제…애플페이 국내에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