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델들이 21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이솔 기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21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 이솔 기자
삼성전자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사용 편의성을 강화한 생활가전으로 불황에 맞서기로 했다. 고효율 신제품으로 무장한 ‘비스포크’ 시리즈 판매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려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전기료 걱정 뚝’ 고효율로 승부

삼성전자는 21일 서울 명동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신제품 출시 미디어데이 ‘비스포크 라이프’를 열고 2023년형 신제품을 공개했다. 비스포크 라이프에는 삼성전자가 2019년부터 내세운 ‘비스포크 홈’을 소비자 생활 맞춤형으로 고도화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올해는 기존 비스포크 홈에 고효율, 친환경, 초연결성을 추가했다”며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사용량을 더 줄여주는 초고효율 제품을 대거 내놨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을 고효율화하면서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제품보다 절감한 것을 올해 신제품의 대표 특징으로 꼽았다. 국내 에너지 규격 기준 최상위 등급인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더 뛰어난 ‘고효율 에너지 절감’ 모델은 총 57개다. ‘비스포크 그랑데 인공지능(AI) 세탁기’는 1등급 최저 기준보다 에너지 효율이 최대 30% 높고, ‘비스포크 냉장고 4도어’는 최대 22% 높다. 스마트싱스 ‘AI 절약모드’ 기능을 사용하면 전력 사용량을 최대 70%까지 절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 측은 “항공기 수준의 초정밀 가공 기술을 적용해 최고 효율을 구현한 컴프레서, 디지털 제어와 AI 기술을 접목한 인버터를 사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작년처럼 적자 내진 않을 것”

2023년형 비스포크 가전은 올해 상반기 3종을 더해 총 27종으로 확대된다. 전 제품에 와이파이 기능을 넣었으며, 사용자에게 맞춤형 기능을 제안하는 AI 적용 제품은 15종으로 늘었다.

친환경 기능도 강화했다.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는 세탁할 때 마찰로 인해 옷에서 떨어져나오는 1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이상의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60% 줄여주는 미세플라스틱 저감 코스를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세탁기용 미세플라스틱 필터도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시리즈에 여러 변화를 준 것은 움츠러들고 있는 글로벌 가전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다. 한 부회장은 “올해 비스포크 판매는 지난해 대비 5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믿고 찾는 프리미엄 가전 비중을 지속해서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최익수 삼성전자 DA(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부사장은 “절반 정도인 프리미엄 비중을 늘려가며 시장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DA사업부의 실적 반등도 자신했다. 한 부회장은 “물류비·원자재가 상승, 수요 감소 등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빅 레슨’(큰 교훈)으로 삼고 개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상반기에 작년처럼 적자를 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