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일 관계도 이제 과거를 넘어서야 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독일과 프랑스도 양차 세계대전을 통해 수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면서 적으로 맞서다가 전후에 전격적으로 화해하고, 이제는 유럽에서 가장 가깝게 협력하는 이웃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6~17일 이뤄진 방일 관련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과 일본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다'라는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과거는 직시하고 기억해야 된다. 그러나 과거에 발목이 잡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한일관계는 한 쪽이 더 얻으면 다른 쪽이 그만큼 더 잃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라며 "한일관계는 함께 노력해서, 함께 더 많이 얻는 윈-윈 관계가 될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경제적 동반자로서 일본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일 관계의 개선으로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성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뛰어난 제조기술과 일본 기업의 소재, 부품, 장비 경쟁력이 연계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양국 기업 간 공급망 협력이 가시화되면, 용인에 조성될 예정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의 기술력 있는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을 대거 유치함으로써 세계 최고의 반도체 첨단 혁신기지를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방일 기간 중 일본은 반도체 관련 3개 소재 부품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고 한국은 WTO 제소를 철회하기로 발표했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오늘 우리 측의 일본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위해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토록 산업부 장관에게 지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LNG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세계 1, 2위 LNG 수입 국가다.



윤 대통령은 "LNG 분야 협력이 심화되면 일본 기업들로부터 LNG 선박 수주도 증가할 것이고, 미래 친환경 선박, 수소환원제철 등에 대한 공동 R&D 프로젝트를 확대 추진함으로써, 2050 탄소중립 이행 등 기후변화에도 함께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일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는 양국 기업이 글로벌 수주시장에서 공동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 것"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건설 설계 역량을 보유한 양국 기업들이 파트너로서 협력한다면, 건설과 에너지 인프라,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등 글로벌 수주시장에 최고의 경쟁력으로 공동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경제 분야 기대성과가 가시화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기업간 협력과 국민 교류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 통상, 과학기술, 금융 외환, 문화 관광 등 관련 분야에서 양국 장관급 후속 회의를 신속하게 개최하고,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 협력 분야 대화 채널 신설, 양자, 우주, 바이오 공동연구 지원, 산학협력 실증거점 구축, R&D와 스타트업 공동펀드 조성, 육상과 항공 물류 협력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정상화는 결국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자긍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며, 우리 국민과 기업들에게 커다란 혜택으로 보답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미래세대 청년세대에게 큰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진기자 djl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