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 전경. /aT 제공
전라남도 나주시에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본사 전경. /aT 제공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중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 개설한 ‘K-푸드 역(逆)직구몰’이 국내 식품기업의 신속 수출 경로로 주목받고 있다. 식품 유통 분야의 전문성을 활용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고, K푸드의 해외 저변도 넓힐 수 있어 ‘일석이조’다.

보통 식품의 해외 수출은 해외공장 등록, 현지어 라벨링, 수입국 별도 인증(기능성, 유기가공 등)과 같은 비관세장벽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유통 중인 식품 그대로 해외 소비자에게 온라인 판매하는 역직구는 수입국 현지 별도의 유통 도매상이 필요하지 않고 해외직구 소비자 개인명의로 수입 통관돼 비관세장벽의 제약이 낮다.

aT는 국내 식품기업이 역직구를 활용해 글로벌 온라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주요 수출 권역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협력해 역직구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aT는 지난해 중국 최대 해외직구몰 ‘티몰 글로벌’과 아세안(ASEAN) 대표 해외직구몰 ‘라자다’와 한국 식품 전자상거래 수출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4분기 티몰 글로벌(중국)과 라자다(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총 4곳의 역직구몰을 정식 개설했다.

aT는 이들 역직구몰에 입주할 국내 우수 식품기업 114개사를 발굴하고 입점 및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입점 기업은 해외 상세페이지 제작부터 국내외 수출·입 통관, 물류 및 배송·판매 마케팅 및 해외 현지 고객 관리까지 aT로부터 일괄 지원 받아 애로사항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4개국에 만든 역직구몰엔 작년 4분기 기준 114개사 369개 품목이 입점했다. 전체 입점 품목의 약 80%는 중소기업 제품으로 상당수가 최초 수출 제품이다. 전체 입점 품목의 약 35%가 건강기능·유기가공 등 수출 애로 품목들이다. aT에 따르면 이 가운데 칼로리가 낮고 국내외 유기 인증을 보유한 젤리·견과류·감귤칩 등 건강한 간식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다. 콜라겐, 엘라스틴 등 이너뷰티와 홍삼제품 등 건강기능식품도 인기가 높다. 이너뷰티는 단순히 바르는 화장품을 통한 일시적 관리가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을 직접 섭취해 몸속에서부터 아름다움을 가꾸는 제품을 뜻한다.

4개 역직구몰은 지난해 단 3개월 만에 매출 약 6억원, 방문객 약 21만명을 달성했다. 올해는 국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강화해 각 지역의 우수 식품을 추가로 발굴해 역직구몰 입점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는 최근 한국 드라마와 식품을 중심으로 한류 열기가 뜨거운 일본에 역직구몰을 만들어 일본 농수산식품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김춘진 aT 사장은 “라벨링 · 인증 등 복잡한 수출 절차가 없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 활용으로 새로운 식품 수출 경로를 개척할 계획”이라며 “국내 유망 식품기업의 전자상거래 수출 지원으로 우수한 K-푸드가 글로벌 온라인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