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스페이스, 발사체 엔진 검증 성공…"소형위성 시장 본격 진출 목표"
우리도 '뉴 스페이스' 시대 열었다…발사서비스 시장합류 청신호
국내에서도 민간 주도 우주 개발을 뜻하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열렸다.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현지시간으로 20일 국내 처음으로 독자 개발한 엔진 검증용 시험 발사체를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 소형 위성 발사에 사용할 비행모델을 검증하는 단계가 남아있긴 하지만, 일단 발사체를 제작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검증해야 하는 가장 큰 기술 난관은 넘었다고 볼 수 있다.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이사는 "2017년 9월 설립 후, 5년여 만에 '한빛-TLV' 첫 시험발사 성공이라는 성과를 이루어 냈다"며 "민간 스타트업으로 제한된 인원과 예산 내에서, 순수 독자 기술로 로켓을 개발하기까지 난관이 많았지만, 임직원과 협력사의 노고와 지원으로 짧은 시간 내 (개발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시험 발사 성공은 국내 민간 부문의 기술력으로도 우주 발사체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노스페이스가 이날 발사한 한빛-TLV는 회사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제작된 시험발사체다.

우리도 '뉴 스페이스' 시대 열었다…발사서비스 시장합류 청신호
이 회사가 개발한 하이브리드 엔진은 고체 연료와 액체 산화제를 이용해 고체연료 발사체의 장점인 구조 단순화와 액체연료 발사체의 장점인 추력 조절이 가능한 이점을 융합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체연료는 파라핀 소재를 사용했는데, 이는 기존 하이브리드 발사체용 고체연료와 비교해 연소속도가 빠르고 추진 기관의 추력 성능이 한층 좋은 데다 폭발 위험도 없다고 이노스페이스는 설명했다.

산화제에 쓰이는 전기모터 펌프는 발사체에 주로 쓰이는 터보펌프와 비교해 20% 이상 경량화가 가능해 무게 절감에 유리하다고 회사는 덧붙였다.

세계에서는 미국 바야 스페이스, 호주 길모어 스페이스 테크놀로지, 노르웨이 나모 스페이스, 독일 하이임펄스 등이 하이브리드 발사체 개발을 놓고 경쟁 중인데, 이번 시험발사로 다른 기업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서게 됐다.

이날로 엔진 성능이 검증됨에 따라 이노스페이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실제 위성 운송에 사용할 '한빛-나노'를 제작해 발사할 준비를 하게 된다.

한빛-나노는 중량 50kg급 탑재체를 500km 태양동기궤도(SSO, Sun-Synchronous Orbit)에 투입할 수 있는 2단형 소형위성 발사체로, 올해 중 시험 발사할 예정이다.

한빛-나노 시험 발사에도 성공하면 본격적으로 한빛-나노를 이용해 2024년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위성 발사를 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노스페이스의 계획이다.

우리도 '뉴 스페이스' 시대 열었다…발사서비스 시장합류 청신호
발사장은 지난해부터 5년짜리 사용 계약을 맺은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를 사용한다.

이노스페이스는 이곳에 전용 통합 발사 시스템(발사대)을 한 대 설치해뒀다.

앞으로 이노스페이스는 위성 발사 수요가 집중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에도 향후 대륙별 발사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유럽에서는 프랑스에 법인을 설립했고, 노르웨이 안도야 우주센터와 계약을 진행 중이다.

이노스페이스가 현재 진출하려는 곳은 소형 위성 시장이다.

최근 뉴 스페이스 업계에서는 소형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 사업자가 주목받고 있다.

업계와 과학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위성의 기능을 대체하면서도 비용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소형 군집 위성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발사된 위성의 95%가 소형위성이었고, 시장조사기관 유로컨설턴트에 따르면 2031년까지 발사될 소형위성은 1만8천460기로 전망된다.

다만 이노스페이스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소형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 사업자는 10개 내외로, 예상되는 수요에 비해 아직은 적은 편이다.

특히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발사체 서비스가 국제사회 제재를 받고 있고, 유럽 아리안스페이스의 베가 C와 일본의 H3 등 차세대 발사체가 잇따라 발사에 실패하면서 위성 발사 대기에만 1~2년이 걸리는 상황이다.

이에 이노스페이스는 이 시장에 뛰어들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위성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도 '뉴 스페이스' 시대 열었다…발사서비스 시장합류 청신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