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분석가들은 UBS의 크레디트 스위스 인수가 장기적으로는 UBS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견해다. 또 부분적으로는 미국 은행들이 인수 합병에 나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UBS가 32억달러 (4조2천억원)에 크레디트 스위스를 인수한데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목표 주가도 22.65달러에서 24.81달러로 높였다. 36%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는 수준이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분석가 앨러스테어 라이언은 UBS가 자산 관리 분야와 스위스내 최대 경쟁자를 인수한데 따른 산업적 효과는 흠잡을데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대 1080억달러를 대출하기로 약정하고 특정 자산에서 90억 스위스 프랑의 손실을 감수하겠다고 보장한 만큼 UBS 의 리스크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제프리스의 분석가인 플로라 보카헛은 거래 자체가 UBS 주주들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크레디트 스위스가 국유화 되거나 해산할 경우의 비용과 비교해도 UBS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의 일환으로 크레디트 스위스 주주들은 보유한 크레디트 스위스 주식 22.48주당 UBS 주식 1주를 받게 된다.

그러나 “UBS가 합병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소송 위험과 자사주 매입 일시 중단, UBS의 자본 요구 상향 가능성 등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신용 전략가인 로티피 카루이는 전 날 UBS의 크레디트 스위스 인수 확정 이후 유럽 은행에 대한 견해를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스벤 자리 스테인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중앙은행이 금융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예상했던 50bp(베이시스포인트) 인상에 비해 5월에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영란은행은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하고 5월에는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클레이즈의 분석가 아미트 고엘은 이 날 유럽 은행에 대한 견해를 ‘긍정적’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 분석가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규제가 늘었음에도 은행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며 당분간 자기 자본 비용이 상승할 것이며, 유동성 요건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위스 보다는 영국, 아일랜드, 프랑스 및 네덜란드의 은행이 더 낙관적이라며 로이드 은행, BNP 파리바, ABN 암로, HSBC등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미국 투자자들은 여전히 지역 은행을 주시하면서 은행 시스템내 전염 위험을 주시하고 있다.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은 11개 은행 컨소시엄이 3백억달러를 지원할 것이라는 소식에도 이 날도 개장전부터 20% 가까이 하락하는 등 이미 시장가치의 70%를 상실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분석가인 에브라힘 푸나왈라는 투자자들이 지역 은행들로부터 예금 탈출이 진정됐다는 확신이 들면 주가가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 파고의 마이크 마요는 UBS가 크레디트 스위스를 인수함에 따라 미국 은행들은 대형화를 위한 인수 합병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