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그룹 오너 가문 3세로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이우현 OCI 부회장(사진)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용 소재 공급이 워낙 타이트해 고객 수요를 맞추기 위해선 증설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OCI는 지주사인 OCI홀딩스와 사업회사인 OCI로 나누는 인적분할안을 오는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상정했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과 발전 사업, 미국 태양광 사업 등을 맡는 OCI홀딩스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화학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OCI로 나뉜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올해 3분기 군산공장에 연 2500t 규모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연 1만t 규모의 신규 라인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1만t 규모의 공장은 군산이나 말레이시아 둘 중 한 곳에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OCI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능력은 연 4000t 수준이다.
이 부회장은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대주주 지분율 확대를 위한 수단이 절대 아니다”고 했다. 그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유능한 인재를 적극 영입하고 이를 토대로 신사업에서 발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사 전환 후 벌어들인 자금으로는 자사주를 대거 매입하거나 소각해 주주가치를 더욱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폴리실리콘 시장, 10배 더 커질 것…생산능력 두 배 이상 확대"
이우현 OCI 부회장은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주가가 너무 저평가된 상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OC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 안팎으로, 동종업계 글로벌 기업 대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회사의 내실에 비하면 너무 냉혹한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기존 제조회사 체제에선 우리가 필요한 인력을 영입하기 어렵다”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다양한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주가 저평가 요인도 하나씩 없앨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OCI홀딩스 사장으로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를 영입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부회장은 “화학뿐 아니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동산 개발, 에너지 개발, 바이오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관련 전문가를 지주사로 대거 영입해야 한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신재생에너지 생산 거점
이 부회장은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3만9000t인데, 향후 5년간 연 4만2500t 생산설비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전북 군산)와 말레이시아에서 모두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은 5년간 현재 생산능력(연 3만5000t)과 맞먹는 연 3만t 규모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말레이시아에선 금호피앤비화학과의 합작사인 OCI금호가 연 10만t 규모로 에피클로로히드린(ECH) 공장을 짓고 있다”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주요 원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라고 소개했다. ECH는 풍력 발전용 날개 제조에 주로 쓰이는 원료다.
OCI가 폴리실리콘 투자를 늘리는 건 이 시장이 앞으로 최소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OCI가 처음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었던 2005년 당시 540㎿에 불과했던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10GW로 400배 불어났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회로 삼아 투자를 계속해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사업도 중요하지만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한우물을 파 시장 우위를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에 태양광 사업도 키울 것”
이 부회장은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도 규모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의 텍사스 공장 규모를 210㎿에서 1GW로 증설할 예정인데, 추가 투자를 통해 최소 3GW까지는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GW면 미국 가구 평균 기준으로 연간 약 6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이 부회장은 “IRA 시행 이후 미국에서 1억달러를 투자하면 미 정부로부터 3000만달러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사업성이 굉장히 좋아진다”며 “현재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만 연 400억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데, 공장 규모를 3~4배 정도로 키우면 이익 규모도 1000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양광 사업을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확장해 나갈 구상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집트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 나라들의 인구를 합하면 3억 명쯤 되는데, 전기가 굉장히 모자란 곳들이어서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OCI는 지난해 2월 부광약품 인수를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부회장은 “늘어나는 수명과 낮아지는 출산율을 고려하면 일생을 책임지는 ‘라이프사이언스’ 산업이 뜰 것”이라며 “외부 회사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신약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분 늘릴 거면 다른 방식 택했다”
인적분할 방식을 활용한 지주사 전환에 대한 시장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대주주 지분 강화가 목적이었다면 자사주를 미리 사뒀거나 신설회사가 가져가는 분할 비율을 높였을 것”이라며 “인적분할이 불필요한 유출 없이 회사를 나누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판단했고, 자사주를 사둔 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OCI홀딩스와 OCI의 분할 비율은 69 대 31이다.
이 부회장은 “기업분할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일환으로 몇 년 전부터 고민해왔다”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구조조정과 회복에 집중했고,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
주주총회 이후부터 이 부회장은 OCI홀딩스 부회장으로서 서 전 대표와 함께 지주사를 관할한다. 사업회사 OCI는 김택중 현 OCI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을, 김유신 현 OCI 최고마케팅책임자(CMO·부사장)가 사장을 맡는다. OCI홀딩스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결정될 사안이고, 거기에 따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OCI 주총은 오는 22일이다. 5월 1일을 기일로 분할이 완료되면 같은 달 OCI홀딩스와 OCI가 상장한다. 지주사가 정식 출범하는 시점은 10~11월께다. 이 부회장은 “1년에 10% 이상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익도 계속해서 잘 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기존 체제를 완전히 뜯어고쳐 1980년대생 전무가 나올 수 있는 파격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만 55세인 이우현 OCI 부회장은 동양제철화학 창업주인 고(故) 이회림 회장의 손자로, 부친은 이수영 전 OCI 회장이다. 동생은 이우정 넥솔론 사장이다. 부친인 이수영 전 회장의 두 명의 동생은 이복영 SGC이테크건설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다.이 부회장은 서강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의 BT 울펜손, 홍콩의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등을 거쳐 2005년 OCI(당시 동양제철화학)에 합류했다. 전략기획본부, 사업총괄부사장(CMO), 사장 등을 거쳐 2019년 부회장에 올랐다.술과 골프를 전혀 하지 않으며 네 명의 자녀를 뒀다. 매일 OCI의 서울 소공로 본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초등학교에 셋째와 막내를 데려다주면서 아침을 시작한다. 첫째와 둘째는 석사 과정까지 마치고 미국에서 사회인으로 살고 있다. 셋째 딸이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막내아들도 축구를 즐겨 한다. 이 때문에 이 부회장의 주말은 아이들과의 스포츠 활동으로 꽉 채워지곤 한다.네 명의 자녀를 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박정빈 신원그룹 부회장, 박승준 이건산업 사장 등 재계 인사들과 함께 ‘애넷클럽’의 멤버다. 2018년부터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과 무역협회 부회장을 맡을 정도로 대외활동에도 적극적이다.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이우현 OCI 부회장은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회사 주가가 너무 저평가된 상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 OCI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배 안팎으로, 동종업계 글로벌 기업 대비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회사의 내실에 비하면 너무 냉혹한 평가”라고 지적했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기존 제조회사 체제에선 우리가 필요한 인력을 영입하기 어렵다”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 다양한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주가 저평가 요인도 하나씩 없앨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OCI홀딩스 사장으로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를 영입한 것을 예로 들었다. 이 부회장은 “화학뿐 아니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부동산 개발, 에너지 개발, 바이오 등 서로 다른 분야의 사업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관련 전문가를 지주사로 대거 영입해야 한다”고 했다. 말레이시아 신재생에너지 생산 거점이 부회장은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 3만9000t인데, 향후 5년간 연 4만2500t 생산설비를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전북 군산)와 말레이시아에서 모두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확대할 것”이라며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은 5년간 현재 생산능력(연 3만5000t)과 맞먹는 연 3만t 규모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부회장은 또 “말레이시아에선 금호피앤비화학과의 합작사인 OCI금호가 연 10만t 규모로 에피클로로히드린(ECH) 공장을 짓고 있다”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주요 원자재를 공급하는 생산기지”라고 소개했다. ECH는 풍력 발전용 날개 제조에 주로 쓰이는 원료다.OCI가 폴리실리콘 투자를 늘리는 건 이 시장이 앞으로 최소 10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OCI가 처음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었던 2005년 당시 540㎿에 불과했던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10GW로 400배 불어났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기회로 삼아 투자를 계속해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사업도 중요하지만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한우물을 파 시장 우위를 확립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등에 태양광 사업도 키울 것”이 부회장은 미국 태양광 모듈 공장도 규모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회사 미션솔라에너지의 텍사스 공장 규모를 210㎿에서 1GW로 증설할 예정인데, 추가 투자를 통해 최소 3GW까지는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GW면 미국 가구 평균 기준으로 연간 약 60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이 부회장은 “IRA 시행 이후 미국에서 1억달러를 투자하면 미 정부로부터 3000만달러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을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사업성이 굉장히 좋아진다”며 “현재 태양광 발전 사업에서만 연 400억원의 이익을 내고 있는데, 공장 규모를 3~4배 정도로 키우면 이익 규모도 1000억원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태양광 사업을 북아프리카 지역까지 확장해 나갈 구상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집트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 나라들의 인구를 합하면 3억 명쯤 되는데, 전기가 굉장히 모자란 곳들이어서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OCI는 지난해 2월 부광약품 인수를 통해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 부회장은 “늘어나는 수명과 낮아지는 출산율을 고려하면 일생을 책임지는 ‘라이프사이언스’ 산업이 뜰 것”이라며 “외부 회사와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신약 개발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분 늘릴 거면 다른 방식 택했다”인적분할 방식을 활용한 지주사 전환에 대한 시장 일각의 우려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대주주 지분 강화가 목적이었다면 자사주를 미리 사뒀거나 신설회사가 가져가는 분할 비율을 높였을 것”이라며 “인적분할이 불필요한 유출 없이 회사를 나누는 최선의 방식이라고 판단했고, 자사주를 사둔 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OCI홀딩스와 OCI의 분할 비율은 69 대 31이다.이 부회장은 “기업분할은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한 일환으로 몇 년 전부터 고민해왔다”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구조조정과 회복에 집중했고,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발표한 것”이라고 했다.주주총회 이후부터 이 부회장은 OCI홀딩스 부회장으로서 서 전 대표와 함께 지주사를 관할한다. 사업회사 OCI는 김택중 현 OCI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을, 김유신 현 OCI 최고마케팅책임자(CMO·부사장)가 사장을 맡는다. OCI홀딩스 회장으로 취임할 가능성과 관련해 이 부회장은 “이사회에서 결정될 사안이고, 거기에 따를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OCI 주총은 오는 22일이다. 5월 1일을 기일로 분할이 완료되면 같은 달 OCI홀딩스와 OCI가 상장한다. 지주사가 정식 출범하는 시점은 10~11월께다. 이 부회장은 “1년에 10% 이상 꾸준히 성장하면서 이익도 계속해서 잘 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기존 체제를 완전히 뜯어고쳐 1980년대생 전무가 나올 수 있는 파격적인 인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체질 개선에도 매진하겠다”고 말했다.글=김재후/장서우 기자 /사진=김범준 기자 hu@hankyung.com
OCI가 인적분할 효과와 저평가 매력을 강조한 증권사의 호평에 힘입어 10일 장중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이날 오전 9시55분 현재 OCI는 전일 대비 2500원(2.56%) 오른 10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OCI는 이달 22일 주주총회 이후 5월 1일 인적분할을 예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현대차증권은 보고서를 내고 "인적분할을 통해 그간 관심을 받지 않았던 사업부의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며 분할 전에 주식을 사두라고 권고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며 "OCI홀딩스(존속회사)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미국 태양광 사업, 발전사업, 도시개발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며 "신규 상장사인 OCI는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베이직케미칼과 카본소재 등 사업을 영위 중이다"고 했다. 사업회사 분할 상장 후 두 회사의 합산 시가총액이 늘 것이라고 강 연구원은 짚었다.또 강 연구원은 주가가 과도한 저평가 국면에 있다고 판단했다. 실적 전망치 상향에도 주가는 계속 내리고 있어, 이미 시황 악화 가능성을 과하게 반영했단 분석이다. 강 연구원은 "최근 바커(Wacker)는 비중국 태양광 업체로서 프리미엄이 반영돼 신고가를 기록했다. OCI도 지속적인 호실적을 기록하며 다초(Daqo)와 실적 흐름이 차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OCI는 가장 저평가된 폴리실리콘 업체"라고 강조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